일못러에서 탈출하기
최근 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퇴직 이후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영상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주제는 "회사 안은 전쟁터고, 회사 밖은 지옥이다" 였다.
본인이 목격한 수많은 실패사례들... 기업에서 부장으로 임원으로 잘 나갔다가 퇴직 후 창업했는데 망해서 퇴직금 다 날리고 연락도 끊어졌다는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곤 한다.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열이면 아홉은 직장에서 나를 발로 차서 내쫓을 때까지 끝까지 버텨야겠다. 이 생각 아닐까? 밖에 나가는 순간 다 얼어 죽게 될테니...
영상을 보다가 솔직히 화가 났다. 유튜브에 떠도는 수많은 직장 관련 영상들도 비슷한 문제점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의하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 확인해 봤다. 작가였다. 오랜 기간 직장인들을 탐구하면서 퇴직 전문 강사를 하고 있다는데 직장 생활은 한 적 없는 분이었다.
즉, 여기저기 풍문으로 듣고 눈으로 보고 책으로 익힌 것들을 기반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이었다. 본인의 경험은 전혀 없이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왜 구체적인 해결책은 하나도 없이 성급하게 회사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다 이 말만 반복하는 것일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1. 본인도 모르는 것이다. 직장에서 퇴직의 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해결책도 두루뭉실하게 나오는 것이다.
2. 안전빵이다. 이거 하면 좋다고 말했다가 누군가 실패하면 본인 탓이 될 수 있으니 최대한 실패사례 위주로 조심해서 접근하는 것이다.
3. 자극적인 소재를 사람들이 좋아하기에 그런 주제로 자꾸 접근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실패를 은근히 즐기는 못된 속성이 있다. 잘 나가던 사람이 몰락하는 것에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성급하게 퇴직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 주변을 보면 제 2의 인생으로 성공하신 분들도 상당히 많은게 사실이다.
1. 퇴직 후 정리정돈, 체계수립 잘하는 본인 강점을 활용해서 청소업체를 차리시고 지금은 직원 30명을 둔 중견업체로 키운 직장상사도 있다.
2. 베스킨라빈스 대리점 차리셔서 지금은 연 1억 이상 순수익 거두시는 분도 계신다.
3.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하시고 아파트형 공장, 상가 전문 중개업소 차리셔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분도 있으시다.
퇴직 후 제 2의 인생 꿈꾸면 대부분 다 망한다.. 이거 절대 사실 아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도 원래 평범한 은행원이었다. 은행 퇴직하고 지금의 아마존을 일궈낸 것이다.
전수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몇 개의 사례만으로 성급하게 일반화해서 이야기하면 안된다. 조심하라는 뜻으로 이야기한 것일 수 있으나 겁주는 식으로만 접근하는건 문제가 있다.
불이 났을 때 안전하게 탈출하는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고, 불이 얼마나 위험한지만 주구장창 가르치는 것과 같다.
로또 1등 당첨되면 불행해진다는 기사가 가끔씩 나온다. 이게 사실일까?
가족이나 친적, 친구와의 분쟁, 도박이나 사기로 돈을 다 날린 사례가 등장한다. 그러나 1등 당첨금을 종잣돈 삼아 경제적 안정을 이룬 사람들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기사에 사람들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퇴직도 마찬가지이다. 실패 스토리 같이 자극적인 소재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영양가 있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영상을 보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져야 하는데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목이 막히는 기분이 들게 된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직장생활 컨텐츠들이 넘쳐 난다. 도움이 되는 영상들도 많이 있다. 나도 직장생활이 힘들 때 그 영상들을 2번, 3번 연속해서 보며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뜬구름 잡는 소리, 잘못된 정보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직장생활 컨텐츠는 경계하는 것이 좋다.
1. 직장생활 경험이 전무하거나 미약한 사람들이 만든 영상은 일단 신뢰하지 말자. 대학교수, 전문강사, 컨설턴트 등등..많은 사람들이 직장 컨텐츠를 만든다. 그러나 직장생활은 본인이 직접 겪어보고 피눈물 흘려보지 않고서는 결코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니다.
2. 문제점만 장황하게 늘어놓고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 못하는 영상은 주의하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영상이다. 전쟁터에서 적이 드론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면 드론에 어떻게 싸울지를 가르쳐야지, 드론이 얼마나 무서운지만 가르치고 있다면 헛다리 짚는 것이다.
3. 직장에서 성공만 거둔 사람들이 쓴 글은 경계하자. 눈높이가 다르다.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왜 힘든지 공감하기 어렵다. 당연히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다. 경력이 너무 화려하다 싶으면 의심하는게 좋다.
4. 자극적인 내용 중심으로만 소개하는 영상도 주의하자. 직장생활은 별의 별 상황이 다 벌어지는 곳이다. 일반화된 내용 중심으로 소개해야지 특수 케이스를 일반적인 것처럼 소개해서는 안된다.
정보의 홍수 시대이다. 직장에서 벼랑 끝에 몰렸거나 위기가 온 사람들은 다급한 마음에 이 영상, 저 영상 찾아보게 된다.
그러나 많은 영상들이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소재로 조회수만 올리려는 경우도 많다.
정말 괜찮은 컨텐츠를 잘 찾도록 하자. 과일 중에는 맛이 없는 과일도 있고, 독이 든 과일도 섞여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