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요청할 때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어느날 팀장이 나를 불렀다. 보고서에 첨부하려고 하니 전산장비 다루는 사진을 확보하라고 하였다.


사진 확보를 위해 장비 담당자에게 사진을 보내줄 수 있는지 요청하였다. 보내준 사진을 보니 비스무레하게 생긴 여러 장비들 사진들 뿐이었다. 도무지 이 사진들을 보고서에 쓸 수는 없었다.


전산장비를 가지고 교육을 하는 사진이었으면 더 좋겠다고 다시 부탁을 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사진을 몇 장 보내주었다.


그때서야 담당자는 이해하고 가까이서 찍은 교육사진을 보내주었다. 내가 두루뭉술하게 장비 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니 상대방은 당연히 장비 사진만 보낸 것이었다.





업무 요청이 모호하면 생기는 일


우리는 내가 말한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부탁하는 경향이 있다. 중간의 세세한 이야기는 건너뛰고 급한 마음에 요청하는 것이다.

'A-B-C-D-E-F' 순서가 아니라 'A-D-F'로 군데군데 건반 빠진 피아노 마냥 허술하게 요청하는 것이다.

위 광고 문구와는 달리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른다. 정말 어린아이에게 설명하듯이 차근차근 하나씩 다 전달해야 한다.


예전에 가족오락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중에 '고요속의 외침'이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여럿이서 한 줄로 서서 귀를 막고 맨 앞 사람이 특정 단어를 뒷 사람에게 순서대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귀를 막게 되니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고 결국 맨 뒷 사람이 정답을 맞추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요청이 모호하면 고요 속의 외침과 같이 듣는 사람은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게 되고, 엉뚱한 결과물을 가져오게 된다.




바람직한 업무 요청 방법


최대한 구체적으로 요청하자. 아래 방법대로 요청하면 상대방도 놓치지 않고 챙길 수 있게 된다.


1) 준비 시간을 충분히 주자


오늘 요청하면서 오늘 퇴근시간 전까지 달라고 하면 받는 사람 기분은 어떻겠는가? 가뜩이나 바쁠 때 이런 요청이 들어오게 되면 짜증이 밀려오게 된다. 정말 급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 3일은 준비 시간을 주자.




2) 배경 설명을 충분히 설명하자


인사팀에 다짜고자 우리 부문 신임팀장 리더십 진단결과 보내달라고 요청하면 순순히 오케이 하겠는가? 왜 그 자료가 필요한지 충분히 설명하자. 전문 용어가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용어를 쓰자. 사람들은 자기 분야 아니면 사실 잘 모른다.


[예시]
저희 부문 신임 팀장들 대상으로 코칭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신임팀장 개인 별 강점에 기반한 코칭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난 1월에 진행하신 저희 부문 갤럽 강점진단 결과를 송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자


두루뭉실하게 요청하면 당연히 두루뭉실한 답변이 오게 된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그런 기적은 기대하지 말자.

상대방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져야 제대로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자료가 오게 된다.


앞의 사례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받고 싶다면 아래와 같이 요청해야 한다.



- (X) 전산장비를 활용해서 예전에 교육했던 사진이 있다면 몇 장만 전달 부탁드립니다.

- (O) IP장비, 광케이블, 전송장비를 활용해서 예전에 교육했던 실습사진을 각 장비 별로 2장 정도 전달 부탁드립니다. 최근 1년 내 사진 중에서 가까이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요청하는 부서의 팀장도 같이 참조로 보내자


이건 물론 상황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팀장이 알면 곤란해지는 민감한 일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요청하는 부서의 팀장을 참조로 넣는 것이 좋다. 그 직원도 팀장에게 보고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가급적 한 번에 물어보자


살라미 전술 쓰듯이 잘게 쪼개서 하나씩 물어보면 상대방이 짜증이 나게 된다. 궁금한 것을 바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한 번에 물어보자. 직접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스스로 먼저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안 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자.




6) 이메일이나 문자로 요청하자


전화로만 요청하게 되면 상대방은 기억하기 힘들다. 전화로 요청한 것은 꼭 이메일이나 문자로 같이 보내자. 그래야 상대방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기록으로 남겨야 내가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것을 증거로 남길 수 있다.




마무리하며


일을 못하는 사람들의 약점 중 하나는 업무 요청을 잘 못하는 것이다. 본인이 뭘 물어봐야 하는지 방향을 잘 못잡다보니 정확하게 요청하지 못한다.


부정확한 업무 요청 > 부정확한 답변 > 팀장에게 혼나기 > 다시 요청 > 재차 답변 (짜증은 덤으로..)


이런 악순환을 피해야 한다. 야구에서도 제대로 제구되지 않은 투수의 공은 사사구로 연결된다. 대량 실점을 위해 장작을 쌓는 행동이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는 방법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업무 요청을 하는 것이다.

업무 요청을 받는 것은 사실 계획에 없는 돌발 상황이다. 내 일도 바빠 죽겠는데 업무 요청이 들어오면 솔직히 귀찮은게 사실이다. 그런데 요청이 부정확하고 계속 들어오면 짜증이 확 밀려오게 된다.



업무 요청을 잘하면 한번에 최대한의 것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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