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준비
최근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눈에 많이 띈다. 영상은 많지만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40대 이후에는 퇴직이 갑자기 다가오기 때문에 직장 다니면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직이 눈 앞에 닥친 다음에 준비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늦다는 것이다. 마음은 급해지고 이전 직장다닐 때 만큼은 돈을 벌고 싶다보니 성급하게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다 망하는 사례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나도 40대 중반이고 이제 직장생활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조금씩 피부로 느끼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직장 다니면서 제 2의 인생 준비하는건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에 다른 일을 기웃거리는건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성실근무 규정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회의 불려다니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에 이메일에, 때로는 업무를 쳐내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떠 빠르기도 하다. 하루 8시간 근무하고 칼퇴근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의지가 필요하다. 집에 오면 솔직히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이 와중에 아이들까지 있다면 육아도 신경써야 한다.
제 2의 인생 준비한답시고 가정일을 등한시하는건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제 2의 인생 준비도 따지고 보면 나와 가족들을 위한 것인데 가족도 안 돌보면서 미래를 준비한다..그건 모순이다.
나는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것을 제 2의 인생 준비로서 하고 있다. 전문강사를 꿈꾸고 있는 나는 미리 책을 쓰고 강의안을 만들어야 하기에 사전 작업으로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힘들다. 글만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손이 많이 간다. 블로그 지수를 높이지 않는 이상 내 글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블로그 지수를 높이기 위해 계속 이웃을 추가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 외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글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명확하다. 직장과 제 2의 인생 준비는 병행이 정말 쉽지 않다.
1. 단호한 의지
2. 효과적인 전략
이 두 개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제 2의 인생 준비는 꼭 필요하다. 이건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님 말고의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특히나 40대 중반부터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대개 이 나이가 되면 내가 임원도 노려볼만한지, 팀장에서 끝날지, 팀장 달기도 불가능한지 견적이 다 나오게 된다. 내가 임원을 노릴 수 있는 핵심인재가 아니라면 더더욱 제 2의 인생 준비는 필수이다.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강점을 기반으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그 강점은 내 생각이 아니라 남들이 인정해주는 강점이어야 한다.
나이 40살이 되었는데도 내 강점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면 일단 깊이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꼭 찾아내야 한다.
아는 분은 정리정돈의 달인이셨다. 퇴직 후 본인 강점을 살려 청소업체를 차리셨다. 지금은 직원 30명을 둔 중견업체 사장님이시다. 제 2의 인생 준비는 내 강점을 기반으로 준비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 제 2의 인생 준비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결국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나는 일하는 시간 1시간 30분마다 10분씩 휴식 시간을 갖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블로그에 글을 조금씩 써나간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글을 쓰고, 아이들이 잠든 밤 10시 이후부터 1시간 정도 글을 작성한다. 주말에 첫째가 학원에 가면 학원 밖에서 기다리면서 또 글을 쓴다.
시간이 없다면 결국 해답은 자투리 시간 활용 밖에 없다.
순간순간 바로바로 떠오르는 생각들은 바로바로 기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클로버 노트 같은 메모 앱이 많다. 그 앱을 활용해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수시로 기록해 나가자
이처럼 한정된 시간 속에서 준비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절대적인 시간 기준은 없다. 다만 1년 이상은 필요한 것 같다. 하나하나 진행하고 검증하고 수정하는데 1년도 절대 긴 시간은 아니다.
일할 때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치게 되면 죽도 밥도 안된다. 나도 마음이 급할 때 몰래몰래 근무 시간에 사무실에서 글 쓴 적이 있는데, 글도 잘 안 써지고 일에서는 실수가 터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특히 내가 제 2의 인생 준비하는 것은 절대 비밀로 해야한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으면 안된다. 회사에서 결코 비밀은 없다. 직장상사들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직원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직장 다니면서 노무사 준비했던 적이 있었다. 회사일도 바쁜데 합격하기 어려운 노무사까지 준비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합격하지 못하였다.
지금 직장 다니면서 제 2의 인생 준비를 병행하려니 예전 노무사 공부할 때만큼 힘든 것을 느낀다. 신경쓸 부분도 많고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다. 시간은 쪼들린다. 제일 힘든 것은 과연 내가 준비하고 있는게 과연 옳은 길인지 끊임 없이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실컷 고생해서 산 정상에 올랐는데 내가 정복하려던 산이 아닌 엉뚱한 산이라면 얼마나 힘 빠지겠는가? 그래서 제 2의 인생 준비는 너무나도 힘들다. 노력한만큼 보상이 따라오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 2의 인생 준비는 꼭 해야 한다.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힘들더라도 참고 준비하자. 이렇게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확률은 높아진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결코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늦게라도 하는 것이 낫다
- 티투스 리비우스 (로마의 역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