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하는 방법
25년 영업부서 전체 판매관리비 예산 취합 업무가 나에게 떨어졌다. 수많은 부서 담당자들이 엑셀로 파일을 보내왔다. 어느 새 수십 개의 파일이 수북하게 쌓였다.
어떤게 해외영업팀에서 보낸 자료지? 파일명에 팀 이름이라도 써놓지..
일일이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기만 하다. 어떤 부서는 금액 수정할게 있다고 두 번, 세 번 자료를 보내기도 한다. 어느 새 버전 1 (vol.1)에서 버전8 (vol.8)까지 늘어났다.
마침내 다 완성하였다. 전체 영업부서에 정리된 내역을 보냈다. 그런데 수많은 부서에서 항의가 들어왔다.
이거 저희가 보냈던 자료랑 금액이 다른데요? 취합이 잘못된 것 같아요.
어떻게 된거지? 팀장은 뭐가 어찌된 일이냐고 나를 다그친다. 원인을 찾으려고 해도 도무지 모르겠다. 수많은 파일 중에서 무슨 수로 문제를 찾는단 말인가? 왜 내가 이 일을 맡게 됐는지 짜증이 난다.
수많은 파일들은 어떻게 이름을 붙이고 있는가? 보통 이런 형태로 이름을 붙일 것이다.
대리점(수도권 남부) 판매실적_25년2월_김철수_250216
업무명, 작성자, 작성일자 이렇게 정리하게 된다. 파일이 1개, 2개 이렇게만 있으면 이 방법으로 정리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슷한 이름으로 관리하는 파일이 많으면 이 방법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
1) 대리점(수도권남부) 판매실적_25년1월_김철수(vol.1)_250207
2) 대리점(수도권 남부) 판매실적_25년1월_김철수(vol.2)_250210 (충청영업팀 자료 추가)
3) 대리점(수도권 남부) 판매실적_25년1월_이진희(vol.1)_250214
4) 대리점(수도권 북부) 판매실적_25년1월_이진희(vol.2)_250215 (로봇영업팀 자료 추가)
5) 대리점(수도권 남부) 판매실적_25년1월_박영수(vol.1)_250212
작성자가 여러명일 때 파일이 수북히 쌓이게 되면 슬슬 정신이 없어진다. 저기에서 실수가 시작되는 것이다. 뭐가 최종본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이름이라도 잘못 붙이는 경우에는 최종본이 아닌 중간단계 파일로 작업을 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나도 이것 때문에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1) 파일명을 잘못 지정하는 바람에 최종본 파일을 헷갈려서 엉뚱한 파일에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2) 날짜 표시를 잘못하는 바람에 예전 파일인 줄 알고 삭제한 적도 있었다.
3) 이메일로 받은 파일을 저장하지 않은 바람에 안 보낸 줄 알고 그 사람에게 화를 냈는데, 알고보니 보낸것을 확인하고 사과한 적도 있었다.
이름을 잘못 저장하면 까딱하면 실수한다. 단순 업무 같지만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난이도 높은 업무인 것이다.
일단 복잡하면 안된다. 파일 수가 많아지는 만큼 실수 확률은 높아진다. 적진으로 안전하게 돌진하기 위해서는 그 앞에 있는 지뢰 갯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진격할 수 있다.
업무에서도 파일들을 단순화/간소화해야 한다. 실수하지 않도록 미리 판을 안전하게 깔아놓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때 대한민국에서 물살이 가장 빠른 울돌목에 미리 진을 쳐서 유리한 환경을 확보한 것처럼 말이다.
그 관점에서 파일명 관리 방법을 소개드리고자 한다.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파일은 간결해야 한다. 1명이 관리하도록 하고, 업데이트 날짜를 기록해둔다.
여러명이 건들면 틀어지기 쉽고, 문제 발생 시 원인도 찾기 힘드니 반드시 1명이 관리하자. 별(★)을 붙여 놓으면 핵심인게 눈에 잘 띌 것이다. 명심하자! 꼭 이 파일만 갖고 가는거다!
파일명: ★ 대리점(수도권남부) 판매실적_25년1월_250216
여러 개 시트가 동시에 열려있으면 혼선이 발생하게 된다. 핵심 관리 파일만 보이게 하자. 여러 시트가 동시에 떠 있으면 엉뚱한 시트에 작업하고 되는 수가 발생한다.
아래 사진에서 '1월 판매'가 가장 중요하다면 '1월 판매' 시트만 보이게 하고 나머지는 다 숨김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대리점 1월 전체 판매실적' 의 경우, 수많은 부서들이 보내는 자료를 취합해야 한다. 이 때 수많은 부서의 참고 파일들은 최대한 자세하게 파일명을 쓰도록 하자. 그래야 파일명만 보고도 그 파일 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
대리점(수도권 남부) 판매실적(한마루 네트워크)_25년1월_250216 (키오스크 판매 실적은 2월 17일 송부 예정. 키오스크 판매실적까지 취합할 것)
일 못하는 사람들은 절대 집중력을 흐뜨러뜨리는 환경을 만들면 안된다. 조금만 집중력이 틀어지면 바로 실수하기 때문이다. 화면에는 현재 작업하는 파일만 띄우자. 번거롭더라도 그 때 그 때 파일을 새로 열고 작업하자. 아래 사진처럼 화면 가득하게 띄우지 말자.
폴더 안에 이 파일, 저 파일 뒤죽박죽 섞여 있으면 혼선이 생긴다. 끝까지 챙겨야 하는 최종본 파일만 맨 앞으로 빼놓고, 나머지는 밑자료 폴더를 만들어서 거기다 다 집어 넣자. 일단 간단해야 실수가 안 나온다.
자료 정리는 기초적인 업무지만 결코 쉬운 업무가 아니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자료 정리가 취약하기에 실수가 반복된다.
실수를 막는 것은 절대로 본인 노력과 의지로 극복하려고 하면 안된다. 그러면 100% 실패한다.
실수를 막기 위해서는 실수를 안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환경의 기본은 단순하고 간단하게 파일을 만드는 것이다. 즉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것이다.
- 핵심 파일 1개를 애지중지 관리하자. 시트도 핵심 시트 제외하고는 다 숨김 처리 하자.
- 참고파일들은 다른 폴더에 다 집어넣고, 파일명을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해라.
어려워 보이지만 몇 번만 해보면 손에 익게 되고, 실수가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