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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Apr 01. 2022

나의 글쓰기 동력은?

25년 차 직장인


벌써 금요일이라니? 

코로나 격리 해제되어 나오니 일주일이 순삭이다. 어젯밤에는 한 달이 지나는 마지막 날에 김영하 북클럽 라이브 방송이 있었다. 김영하 작가님은 매달 새로운 책을 소개하고 한 달이 지나는 마지막 날에 책 모임을 한다. 3월 토론 도서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라는 만화책이었다. 나치, 아우슈비츠, 생존자 부모를 둔 아들이 작가다. 만화책은 아버지의 경험담을 듣고 8년간 만화로 작업을 해서 세상에 내놓았다. 처음 그 책이 나왔을 때 반응은 어땠을까?


“이봐 당신 미쳤어? 아우슈비츠에 간 게 소풍인 줄 알아? 어떻게 이런 걸 만화로 그릴 수가 있어?”


유족들이나 남은 생존자들이 아우성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어머니는 못 견디고 자살을 했다. 아버지와 함께 아우슈비츠에서 고통을 겪으며 생존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생을 마감했다. 난 솔직히 무서운 이야기나 영화를 잘 못 보는데, 이 책은 만화라서 덤덤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아버지를 대하는 아들 내외의 솔직한 표현을 보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친정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과거지사를 들을 때 부자지간에 관계가 제일 좋았다고 하니 효도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부터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픽사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는 힘이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스토리로 읽으면 22배의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스토리는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어느 나라이건 탄생 설화가 있다. 설화는 스토리다. 단군신화를 보면 곰과 호랑이가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어릴 적에 보고 들은 이야기는 평생토록 잊히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만화에 소질이 있던 저자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만화를 그렸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다. 대학 1학년 때 방송사 <심슨네 가족> 애니메이션 팀에서 일하다가, 픽사라는 만화 영화 제작사로 자리를 옮긴 뒤 스토리에 푹 빠진다. 앗, 더 읽어야 하는데 내릴 때가 되었다. 12분 독서는 너무 짧다. 뭔가 집중하려고 하면 내려야 한다. 아쉽다. 책을 가방에 넣고 핸드폰을 꺼낸다. 입력한다. 오늘 날짜와 요일을 쓰고 딱 생각나는 글을 시작한다.


오늘은 100일 글쓰기 82일 차다. 이번 달 19일이 되면 100일이 다 찬다. 하루도 빠짐없이 뭔가를 적었다는데 큰 의의를 둔다. 다음 주 4일부터 새로운 100일 글쓰기가 시작된다. 41기와 42기 사이에 겹치는 날짜가 보름 정도 있지만, 하루에 두 개씩 쓰는 한이 있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적자생존’ 쓰는 자가 살아남는다.


100일 글쓰기 카페에 저장된 나의 글을 짬짬이 한글파일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니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단 말인가? 아니 내가 이렇게 부지런하게 썼단 말인가? 짬짬이 쓴 글을 읽으면서 어느 날에는 참 급했구나, 어느 날에는 진짜 고민을 많이 했구나, 생각하며 나에게 쓰담 쓰담해 준다. 지금 다시 그런 글을 쓰라면 쓸 수 있을까?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의 끄트머리를 잡아 실을 뽑아내듯 쓰는 글은 아찔하고 긴박하다. 이런 동력을 주는 100일 글쓰기 모임이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내일도 빠짐없이 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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