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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Apr 21. 2022

<기자의 글쓰기>를 읽다.

지하철에서 읽은 책


글은 리듬이다. 말하듯 쓴 글이 최고다. 글에는 감탄사를 넣지 말라. 감탄은 독자의 몫이다. 초고를 쓰면 반드시 읽어보라. 문제가 보인다. 짧게 단문으로 쓰라. 이해가 쉽고 실수가 없다. <기자의 글쓰기>는 2015년에 산 책이다. 이 책이 4월 북클럽 선정 도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이미 읽은 책이라 시시하게 여겼다. 그건 기우였다.


글은 기승전결로 써야 한다. 기승전결로 쓰면 울림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울림이 있는 글은 물 흐르듯이 읽힌다. 기전승결이 되거나 기결전승이 되면 안 된다. 마지막 문장을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쓰면 그 글은 실패다. 다짐은 일기장에 쓴다. 다짐으로 끝나는 문장을 빼도 말이 되면 글을 마치라고 한다. 


평소 나의 글쓰기 마무리는 다짐이었다. 살을 빼야겠다.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술을 줄여야겠다 등등 실천도 막연한 말을 썼다. 그런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해주는 책이라니, 그런 책을 다시 읽게 되다니 역시 북클럽은 나의 동반자다.


저자는 대학 시절부터 쓴 메모 노트가 있다. 메모한 내용을 컴퓨터에 옮겨 적었는데 지금까지 모은 분량이 A4용지로 4천 페이지는 된다고 한다. 반백 년 모은 메모 노트가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저자는 가끔 글이 안 써질 때 메모 노트를 펼쳐서 아무 페이지나 열어 보면 반드시 글감이 생긴다고 한다.


사실 나도 메모 노트가 있다. 난 한 10년 이상 가방에 수첩을 3종 세트 가지고 다녔다. 하나는 업무수첩, 하나는 독서 메모 수첩, 또 하나는 포켓 수첩이다. 어떤 수첩이든 절대 버리지 않았다. 버릴 수 없었다. 내 손때가 묻은 수첩들은 내 분신과 같은 존재다. 나도 저자처럼 메모 수첩을 꺼내서 컴퓨터에 저장해야겠다. 나만의 메모 노트가 하나로 완성되면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는 나만의 저장고가 완성될 것이다.


어제 퇴근길에 자주 가는 독립 책방에 들렀다. 모과차를 마시며 곰곰이 생각했다. <기자의 글쓰기>에서 말하는 대로 글을 써봐야겠다. 글을 쓴 다음 바로 고치지 말고 하루 정도 두었다가 다시 글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제 쓴 100일 글쓰기 원고를 오늘 아침에 다시 읽어보고 문단의 위치를 바꾸었다. 느낌이 다른 글이 완성되었다. 신나게 인스타에 올렸다. 반응이 좋았다.


문방구에 가면 난 같은 모양의 수첩을 여러 권 산다. 한 권만 샀다가 다 쓰고 다음에 또 사러 가면 같은 모양의 수첩은 사라지고 없다. 수첩을 사면 가로로 눕혀서 사용한다. 수첩 면에 손바닥이 넉넉하게 들어가서 메모가 잘 된다. 볼펜은 꼭 제트스트림 파란색 0.7 미리 볼펜만 쓴다. 볼펜 리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체한다.


‘적자생존’이라 쓰고 ‘쓰는 자가 살아남는다’라고 읽는다. 잘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쓰는 연습을 한다. 자꾸 써서 메모 노트에 저장한다. 나중에 꺼내서 내 책을 만들 때 요긴하게 쓸 거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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