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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Sep 03. 2022

직업의 고수는?

지하철에서 읽는 책


요즘 서평단 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성모님 덕분에 좋은 책을 보고 있다. 좋은 책 추천을 해주시고 무료 배송까지 해주시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법정의 고수>는 현직 변호사가 쓴 법조 인사이드 스토리로 요즘 핫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에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고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고 한다. 소설과 철학책을 읽으며 많은 작가들이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경험을 책으로 쓰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의 억울한 소송사건을 해결해 준 이웃집 아저씨가 변호사였다. 그녀는 초등학생이었다. 이후 대학 진학을 앞두고 그녀가 택한 전공은 법대였다.


변호사를 하면서 짬짬이 글 쓰는 저자는 함께 일하는 법조인의 이야기를,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변호사, 판사, 검사 각 당사자들의 관점이나 가치관을 들여다보고 싶어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보겠노라 마음먹는다.

 

책 속에는 여러 사건이 나오지만 드라마에서도 핫했던 마을을 관통하는 자동차 도로 문제 해결 부분에 큰 비중을 두었다. 한 마을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일산 제2자유로 건설 이야기다. 애초 정부에서는 경제논리를 내세웠고 마을 사람들은 역사와 자연경관 훼손을 내세웠다. 재판은 패소하였으나 공사 진행 중 석기시대 유물이 대거 발굴되었고 도로건설은 중단되었다.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 깨지는 계란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계란의 편에 서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저자는 다짐한다. 우리 개개인은 깨지기 쉬운 계란이지만 높고 단단한 벽, 즉 시스템에 맞서 싸운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승리의 축하연보다 더 큰 은혜 일지 모른다고.(235쪽)


직업인의 직업이야기는 나의 흥미를 더욱 끌어당겼다. 버스 운전사 이야기, 경비원 이야기, 청소원 이야기, 경찰관 이야기를 책으로 읽고 나도 직장 이야기를 에세이로 썼다.


25년 차 지방공무원의 이야기 <그래도 직장은 다녀야지>.


지금도 난 아침에 눈 뜨면 직장에 나가고 해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책은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고민하며 책을 읽는다.


책 쓰는 변호사 이야기는 일과 자신을 충실히 돌아보는 멋진 에세이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에필로그, 313쪽)


가족이나 동료들과 나의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고뇌하며 삶을 충실히 채워가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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