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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Jan 07. 2023

골프, 배우기만 해도 효도?

지하철에서 읽는 책


이경작가님의 책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를 읽었다. <난생처음 내 책> <작가의 목소리>는 이미 사서 읽었는데 이 책은 작가님의 유머가 한층 돋보였다.


이렇게 재미있을 줄 알았다면 진작 사읽을걸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초보 골퍼의 라운딩 입문기를 읽으며 나의 첫 라운딩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작가님처럼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를 쳤고 3개월 만에 머리 올리러 가서 스코어카드에 112를 새겼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경작가님은 아버지와 거래처 형들과 갔고 난 신랑과 친한 동생내외와 부부동반으로 갔다. 신랑은 나보다 겨우 5개월 먼저 시작했는데 거리도 많이 나갔고 퍼팅도 잘했다. 퍼팅은  당구공 치듯 정교함과 각도가 중요한데 이미 당구의 신이라 그런가 신랑은 희한하게 퍼팅을 잘 쳤다.


아무튼 지금 생각해도 되게 어려운 코스로 초보자를 데려간 동반자들이 진짜 너무 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남자 캐디가 초보였는지 공도 잘 못 찾아주고 라이도 잘 못 봐주었다. 하기야 초보인 내가 할 말은 아닌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자꾸만 그때 생각이 났다.


골프채는 같이 근무했던 팀장님이 새로 장만했다며 중고 채를 물려주었다. 그해 겨울에는 추운 줄도 모르고 연습장에 다녔다. 인도어 연습장이라 바람이 차면 안쪽에서 퍼팅연습을 했다.


이경 작가님은 아버지가 골프클럽을 사주실 정도로 자상하셨다는데 참 부러웠다. 내가 이 부분을 읽으며 신랑에게 말했더니 ''넌 내가 사주었잖아!'' 하며 생색을 낸다.


사실이다. 작년 여름에 신랑은 내 골프채를 바꾸어주었다. 처음에는 아이언 세트를 바꾸었고 그 담주에는 드라이버와 우드를 바꾸었다. 마치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가구 바꾸고 가전도 바꾸듯이 골프백까지 싹 다 바꾸었다.


골프가 접대 향응 비리의 온상인 듯 비치기도 하지만. 실상은 이 책 내용처럼 자연과 함께하며 동반자를 배려한 매너 스포츠다. 실력을 맞추기 위해 핸디캡도 주고 그늘집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우정을 다질 수 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가 청소년이 되어 그 손을 놓았다가 세월이 흘러 함께 손잡고 운동하는 부자지간이 되었다.


아버지께서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며 유쾌한 이경작가님의 즐거운 라운딩을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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