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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Jan 16. 2023

지구환경 보호하기

느낌 있는 일상



다시 월요일이다.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고 아침 먹고 출근했다. 주말에는 비가 내렸는데 아침 공기는 쌀쌀하다. 바깥 기온이 영하 6도라고 한다.


 


어제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내 방에서 살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처럼 지난 목요일에 내 방 창문 너머로 세탁기를 운반한 덕에 방 정리를 했다. 내 책상은 2인용이라 책상이 넓다. 책상 위에는 2단 책꽂이가 있고 책상 오른쪽 창문 아래쪽에 작은 책장이 있고 우측 벽면으로는 기다란 책장이 3개 있다.


 


처음에 책장을 들였을 때는 책을 가지런히 정리했고 빈칸도 있어서 보기 좋았다. 바로 읽을 책은 책상 위에 두었고, 평소 좋아하는 소설책들은 우측 책장 중앙에 배치했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사들인 책들이 쌓이기 시작한 거다. 책상 오른쪽에 서너 권씩 2단으로 쌓이고 책장 앞 바닥부터 쌓인 책을 치워야지 하면서도 그냥 두었다. 거기다가 작년 초에 인사발령으로 사무실 정리하면서 가져온 서류 다발들이 에코 백에 서너 개 담겨있었다.


 


세탁기는 1층 뒤편 화단 소나무가 버티고 있어 사다리차로 못 올라오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운반했다. 세탁실 위치가 내 방 창문 너머라서 나가는 세탁기도, 들어오는 세탁기도 모두 내 방을 거쳐야 했다.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난 당황했고 작업은 해야 하니 부랴부랴 창문 근처 주변을 치웠다.


 


방 정리는 책상부터 시작했다. 책상 위에 있던 책들은 무조건 책장으로 올렸다. 바닥에 있던 책들도 책장 사이 위로 채웠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책꽂이를 정리했다. 예전에 꽂았던 책들을 빼고 지금 읽고 있는 책과 앞으로 읽어야 할 책으로 바꾸었다. 아이들 어릴 적에 가지고 놀던 인형들이 아까워 책상 사이사이에 놓았었는데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위치를 다시 잡기로 했다. 책꽂이 한쪽에 있던 색연필 통, 볼펜 통, 연필통을 모두 정리해서 다섯 개를 3개로 줄였다.




다음은 서류 다발 정리다. 담을 때는 소중했던 자료들을 지금 다시 보니 필요 없는 자료들은 다 버렸다. 서평 쓴다고 끄적거린 종이들도 많고, 책 만든다고 출력한 원고들도 한 다발이 나왔다. 1차, 2차, 3차 교정 후 최종판까지 많기도 한 원고들을 보며 2년 전 책 만들 당시의 열정이 다시 새삼 느껴졌다. 책 표지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사무실에서 투표도 했더랬다. 그런 시절이 이젠 그리움으로 남았다. 어떤 이는 1년에 1권씩 출간하기도 하던데, 참 대단하신 분들이 많다.




심심할 거 같아 넷플릭스 드라마 <미생>을 켜두었는데, 거의 10편을 다시 본 거 같다. 아침 10시경 작업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밤 10시가 다 되었다. 이제 그만하고 또 시간을 내서 비우자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정리를 끝냈다. 올해는 절대로 새 책을 나 스스로 골라서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또 하나, 읽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간행물은 받지도 말자는 다짐을 했다. 비싼 종이 들여서 우편값 들여서 배달되었을 텐데 지구환경 보호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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