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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Jan 24. 2022

월요일 또 야근

25년 차 직장인


아침 일찍 일어나겠다는 다짐은 하루 만에 무너졌다.


6시 반까지 미적거리다가 일어나 겨우 출근 준비를 했다. 아니, 이렇게 의지가 박약이라니 무엇에 써먹는단 말인가!

지난주 금요일에 연가를 냈으니 3일을 쉬다가 출근했다. 휴일은 참 고맙다. 3일 중 이틀은 카페에 가서 잠시나마 책을 읽었다. 사우나에도 가고 운동도 하고 못 뵈었던 선배님도 만났다.

일요일에는 집안 청소를 조금 하고 진종일 드라마 홀릭을 했다. 신랑은 아침에 나가서는 저녁이 되어야 들어왔다. 사우나에 갔다가 후배들과 스크린을 쳤다고 한다. 남자들의 놀이터 스크린골프. 그 운동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추운 겨울을 보낼 것인가? 어릴 적 썰매 타고 다닌 기억이 커서는 스크린으로 옮겨간 듯하다.

평소 성실함으로 무장한 신랑은 날마다 연습장에 출근한다. 사우나에도 꼭 들른다. 코치의 지도를 잘 받아서 그런가 지금은 코치보다 실력이 더 나을 때가 있다. 꾸준함의 무기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다. 가끔은 신랑의 끈기가 부럽다.

나도 신랑 따라서 연습장에 다닌지는 5년이 지났다. 가끔 신랑 따라 야외로 나가기도 하고 지인들과 지방에 가기도 했다. 운동을 핑계로 일종의 사교모임이 되었다. 평소 연습을 게을리하긴 했지만 나도 어디 가서 따라다닐 만은 하다. 적어도 뒤따라오는 팀에 부담을 주진 않는다. 요즘에는 동기들이나 선배들과 주말에 스크린장에 간다. 잘하진 못하지만 게임을 즐길 정도는 된다. 내기를 해서 저녁을 얻어먹기도 한다. 물론 내가 사기도 한다.

난 운동에 별 소질은 없다. 다행히 골프채는 선배한테 물려받았다. 6년 전인가 당시 팀장이었던 그분은 골프마니아다. 그분은 매너도 좋아 여기저기서 서로 모시려고 한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퇴근 한 시간 전에 교섭을 했지만 쟁점은 좁혀지지 않았다. 조리실무사 배치기준을 완화시켜달라는 노조의 의견은 182명대 110명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우린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주장이고 노조는 조금이라도 늘려 달라고 야단이다. 오늘부터 칼퇴근한다고 다짐했는데 새벽 기상 못한 것처럼 칼퇴근도 물 건너갔다. 노조는 저녁 식사를 한 뒤에 다시 만나자고 한다.


애효 월요일부터 야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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