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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Feb 09. 2022

터키 여행을 추억하다.

큰딸과 작은 딸


벌써 수요일이다. 이번 주는 조용하다. 보건팀이나 코로나대응팀은 정신없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4만 명이 넘어가면서 대응 지침이 바뀌었다. 학교에서도 학생수의 3퍼센트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상 등교를 한다. 이제는 마스크 대란이 아니라 자가검진 키트를 구해야 한다.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직원이 딸기청을 만들었다면서 우유에 섞어준다. 딸기 씨와 알갱이가 씹히는 맛이 아주 고소하다. 노지 딸기가 있어서 설탕에 절였다고 한다. 무엇이든 설탕에 절이면 맛이 있다. 모과청 생강청 매실청 복숭아청.

2년 전 연초에 큰애가 터키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나랑 막내랑 터키 여행을 갔었다. 이스탄불에서 3일간 머물렀는데 작은 성 앞에 있는 터키 가정식 식당에 들어갔다. 카페 프리 바타. 장소 물색은 큰애가 맛집을 찾아 주었다. 화사한 햇빛이 드는 창가에 앉았다. 서빙을 해오는데 접시가 끝없이 들어왔다. 마치 전주 한옥집 백 반상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빵과 절임과 치즈와 다양한 맛의 잼까지 너무너무 맛있었다. 잊을 수 없는 맛은 알갱이가 씹히는 살구잼이었다. 아삭아삭 잘 익은 살구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쿠팡에 주문을 했더니 알갱이가 없는 잼이 도착했다. 너무 아쉬웠다. 터키는 서빙하는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다. 계산서도 테이블로 가져다주고 카드나 현금을 넣는 상자를 가져오는데 거기에 돈을 넣으면 다시 계산서와 잔돈을 그 상자에 담아서 테이블로 가져온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곳은 터키가 유일한 듯하다.

갑자기 터키 여행지를 떠올리니 또 가고 싶다. 해외여행이 단절된 지 2년이 지나갔다. 한국에 오기 전날 약국에 가서 마스크를 한 50장 샀던 기억이 난다. 공항 입국할 때도 심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때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마음뿐이다. 이렇게 오랜 기간 하늘 길이 막히리라고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정신 차리고 업무 모드로 들어가야겠다. 10시에 학교 급식실 방역 관련 협의를 해야 하고 인천시 농축산 부서와 채식급식 MOU 체결 건 보고해야 하고 내일 두 시에 있는 전교조 정책협의 건 보고를 해야 한다.

어제저녁에 독서토론은 무사히 잘 끝났다. 돌아가면서 진행을 하는데 내가 추천한 책 <밤으로의 긴 여로>를 회원들이 잘 읽었다며 좋은 책 소개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난 이벤트로 경품 추첨을 했는데 처음 토론에 참여한 동기가 당첨되었다. 앞으로도 빠지지 말고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듣고 토론이 끝났다. 이제 1년 동안 부담 없이 독서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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