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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Mar 22. 2022

소중한 만남

25년 차 직장인

어제는 월요일.

월요일은 원래 마시는 날.

3월이 가기 전에 만나야 할 분들을 만나야 한다. 난  근무를 마치고 친한 지인들과 보쌈집에 갔다. 어제 만난 두 분 모두 1월에 승진해서 영전하신 분들이며 지난 시절 내가 학교에 근무할 때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다.


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면 가장 어려운 분야가 시설관리다. 세월이 흐르면 건물이 낡고 고쳐야 할 곳이 많아진다. 시설공사를 하려면 교육청 시설전문가의 현장 자문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공사 방법이 나오고 예산 규모를 산출할 수 있다.


학교 예산으로 큰 공사를 할 수 없으므로 행정실에서는 상급 기관에 공사비 지원을 요청한다. 교육청 예산팀에서는 다시 시설과로 타당성 검토의뢰를 하고 시설과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로 예산을 보내준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예산 사정이 나아져서 필요한 공사는 대부분 시행할 수 있다. 학교 다목적 강당같이 지역주민에게 시설 개방을 하는 시설공사는 절차에 따라 지자체나 교육부로 예산을 요청하기도 한다.


우리는 식사를 하며 지난 시절 학교 공사하면서 어려웠던 일이나 고마웠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울타리 위험시설물 보수를 했고, 옥상에 노후된 방수 공사를 했고, 외부 전선 주변 수목들과 마찰로 정전이 되었을 때 새벽부터 전지 작업을 해서 낡은 전깃줄을 교체할 수 있었다. 운동장 울타리 공사를 할 때는 말 안 듣는 공사 업체와 실랑이하다가 시설과에 지원 요청을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월과 2월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너무 정신없게 보내다가 이제라도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식당은 보쌈도 맛있지만, 들깨 수제비도 일품이었다. 우리는 근처에서 차 한잔 마시고 소화도 시킬 겸 지하철 두 구간을 걸었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론은 건강으로 귀결되었다. 건강해야 모든 걸 할 수 있고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당연한 명제를 다시 새겼다.


일은 사람이 하는 거다. 일을 대하는 자세가 그 일의 성패를 좌우한다. 내가 힘들 때 언제든 달려와서 문제를 해결해준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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