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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진 활기의 매력,
어퍼 웨스트사이드

센트럴 파크 서쪽의 문화, 역사 그리고 예술의 중심지

by 성급한뭉클쟁이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 캠퍼스 소속 포닥으로서 웨스트 할렘 (West Harlem)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산책을 떠날 때면 아래동네로 향하는 것을 좋아한다. 120번가부터 성당과 유럽풍 건물이 줄지어 등장하고, 116번가에 위치한 컬럼비아 대학 메인 캠퍼스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슬슬 마음이 놓이기 시작한다. 확실히 대학가라서 그런지 누가 봐도 "학생"으로 보이는 인구가 늘어나고 귀에 들리는 언어도, 눈에 보이는 인종도 훨씬 더 다양해지기 시작한다. 110번가 위치한 아시안 식료품 마트인 H mart에 도착하면 마치 고향 땅을 밟은 것 마냥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한다. 활기찬 거리 위에서 더 이상 남들의 눈에 띄지 않고 스며들어 산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고 계속해서 걷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곳은 (대략적으로) 100번가쯤부터 시작해서 남쪽을 향해 마흔 블록정도 내려가는, 어퍼 웨스트사이드 (Upper West Side, UWS)라는 동네이다. 맨해튼에서는 중심이 되는 센트럴 파크를 기준으로 해서 서쪽 지역은 어퍼 웨스트사이드, 동쪽 지역은 어퍼 이스트사이드 (Upper East Side, UES)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는데 공원을 왼쪽에 두고 브로드웨이 거리 (Broadway avenue)를 따라 걷다 보면 어퍼 웨스트사이드 동네를 구경할 수 있다. 93번가 콜럼버스 에베뉴에 위치한 국민 마트 "트레이더 조 (Trader Joe's)"를 지나 열 블록 정도 더 아래를 향해 걷다 보면 83번가 지역에 도착한다. 이곳은 미국 CBS의 드라마 시리즈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How I met your mother"의 배경이 되는 동네인데 주인공인 테드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86번가 근처 아파트와 매 에피소드 친구들의 모임 장소가 되는 MacLaren's Pub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는 있으나) 테드는 극 중에서 컬럼비아 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일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익숙한 어퍼 웨스트사이드와 대학교 캠퍼스 풍경이 반갑게 느껴졌다.

0hed-himym.jpg 개인적으로 특별히 정가는 캐릭터가 없어서 시즌 9 끝까지 보기 어려웠지만 익숙한 어퍼 웨스트사이드가 배경이라 반가운 마음에 완주를 성공했던 드라마 시리즈.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배경으로 삼는 친구들의 이야기다 보니 맨해튼에 살고 있는 젊은 뉴요커들의 자부심과 도시 생활에 대한 애틋함을 잔뜩 느낄 수 있는데 그중에서 언급되는 고급 식료품점인 "Zabar's (자바스)" 역시 브로드웨이와 80번가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다. 자바스는 유대인식 (Jewish) 고급 식료품점, 즉 "델리카테슨 (delicatessen)"이다. 이곳의 역사는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루이스 자바 (Loius Zabar)와 릴리언 자바(Lillian Zabar)가 작은 규모의 델리를 설립한 이후 아들인 사울 (Saul)과 스탠리 (Stanley)가 가업을 이어받아 훈제 생선, 치즈, 커피, 주방용품 등 다양한 고급 식품으로 품목을 확장시키며 사업 규모를 늘려나갔다고 한다. 그 결과 자바스는 뉴욕을 대표하는 미식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덕분에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걷다 보면 강렬한 붉은 주황색 로고가 그려진 쇼핑백이 자주 눈에 띄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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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AR's 로고가 적혀있는 굿즈 중 가장 귀여웠던 머그잔. 고급 이탈리아 소시지인 관찰레 (Guanciale)를 발견해서 전통 까르보나라가 먹고 싶어 졌다.

나의 경우 식재료보다는 커피 원두를 사기 위해 자바스 매장을 자주 찾게 되는데 집에서 혼자 마시다 보니 (게다가 카페인에 예민해서 양껏 마시지도 못하기 때문에) 아직 자바스의 다양한 원두의 맛을 모두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신선하게 볶아진 원두를 핸드드립용으로 분쇄해 달라고 요청드리면 담당 직원 아저씨가 신나게 갈아서 새로 포장해 주신다. 신선하게 포장된 커피 원두의 향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파민이 돌게 하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있는 힘껏 코를 커피 원두 가방에 넣고 숨을 들이마신 후 감사 인사를 하고 계산대로 향하면 다가오는 일주일 내내 자바스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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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에 진심인 자바스는 다양한 지역과 향, 그리고 맛을 자랑하는 원두를 종류별로 판매한다. 프렌치프레스, 에스프레소, 드립 등 원하는 방식을 얘기하면 용도에 알맞게 갈아주신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대로 항상 지참하는 장바구니에 곱게 갈린 원두가루를 챙겨 넣고 어퍼 웨스트사이드 산책을 시작한다. 근처에는 고급 식료품점 외에도 다양한 동네 서점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덕분에 이곳은 뉴욕의 애독가들에게도 의미 있는 동네가 되어준다. 자바스 바로 근처의 Barnes and Nobel뿐만 아니라 Strand Bookstore의 분점 역시 몇 블록 차이 안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센트럴파크 쪽을 향해 콜럼버스 에베뉴로 이동하면 81번가에 위치한 "The Strand"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은 (본점보다는 아담하지만) 넉넉한 규모에 훌륭한 책 큐레이팅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 특히 뉴욕의 수많은 서점을 시간이 날 때마다 구경하며 느낀 점 중 하나는 바로 하드커버 (hard cover)와 페이퍼북 (paperbook)의 차이점인데 좀 더 단단한 표지로 제본된 양장본이 훨씬 더 비싸기도 하고 "진정한" 애독 가는 하드커버를 구매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홀로 해외 생활을 하면서 사고 싶은 책들을 무작정 사모으기도 공간적, 경제적으로 부담인 데다 개인적으로 종이 표지의 가벼운 책을 훨씬 더 선호하기도 한다. 어딜 가도 들고 다닐 수 있어서 휴대성도 뛰어나고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페이퍼백이 50% 이상 저렴한 것 같다) 무조건 페이퍼백으로 책을 구매하는데 The Strand 매장의 경우 매장 앞에 중고책을 판매하는 진열대도 따로 배치해 두어서 지나가다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간에 하드커버면 권 당 $30 정도는 줘야 할 텐데 내가 원하는 책을 꼭 집어서 구매하기는 어렵겠지만 중고책 책꽂이를 구경하다가 재밌어 보이는 책을 (또는 이전에 읽고 싶었던 책을) 싼 값에 득템 하는 날이면 그 주의 큰 선물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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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밖 중고 서적 진열대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책. (바로 구매했다.) 어느날 지나가다 들렸는데 98주년 행사 중이라 선물 받은 Strand Day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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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토트백도 귀엽고 (그래서 살뻔했다) "뉴욕 생활"을 기념하기 위한 소장품으로써 구매한 Cierra Block 작가의 뉴욕 일러스트 여행 가이드 북.

굿즈도 귀엽고 책도 다양한 The Strand를 지나 한 블록 더 아랫동네를 향해 걷다 보면 Theodore Roosevelt 공원에 도착하는데 공원 바로 옆에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바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의 배경이었던 박물관이다. 벤 스틸러 (Ben Stiller)가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공룡이 밤이 되면 살아있는 육식공룡의 잔해가(?) 되어 박물관 내부를 휘젓고 다니며 사냥을 계속하는데 실제로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건물 3-4층 높이의 브라키오사우르스 화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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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중국으로 이사간 첫 해에 DVD로 시청한 기억이 있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그 배경이 된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뉴욕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는 커다란 동물과 공룡, 그 외에 모든 "자연사"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미술관을 더 선호했던 개인취향 탓에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 그 자체는 딱히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 역사와 세계권 규모의 전시를 자랑하는 곳이니, 한 번쯤 들려서 이곳의 분위기와 더불어 신나게 뛰어노는 뉴욕의 (또는 이곳을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정도?라고 2018년에 방문했을 때 생각했었다. 하지만 2025년에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산책하던 중 다시 박문관에 들러보니 2023년에 새로 완공된 전시회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길더 센터 (Gilder Center for Science, Education, and Innovation)라고 불리는 이곳은 독특하고 유기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곳인데 Richard Gilder라는 미국의 증권중개인이자 자선가가 4억 6,500만 달러를 투입하여 교육과 혁신을 위한 과학 센터를 지었다고 한다. 내부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상아색 건축물과 큼직하게 뚫린 구멍 때문에 공룡의 화석 안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협곡을 연상시키는 설계로 바람과 물이 풍경 속에서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길과, 탐험의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지형의 형태, 그리고 물이 얼음 덩어리에 새겨 넣는 곡선과 무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전시 그 자체보다 인상 깊은 공간이라고 생각했고,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은 벤치가 많아서 방문하기 편리한, 뉴욕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드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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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완공 되어 뉴욕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길더 과학 센터. 내부에서 바라보는 건축물의 인테리어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또 방문하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책구경도 마치고 자연사 박물관 구경도 마쳤으면 슬슬 배꼽시계가 울릴 시간이다. (그만큼 걸으면서 에너지를 썼기 때문.) 워낙 선택지가 많은 동네라 이렇다 할 추천 목록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친구와 함께 미국식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 85번가의 "Good Enough To Eat" 다이너로 향했다. 직역했을 때 "먹기에 충분히 좋은" (또는 "나쁘지 않은"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이곳은 핫케이크나 수프, 커피, 햄버거, 샌드위치, 각종 튀김과 같은 대중적인 미국 "요리"를 빠르고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인데 보통 드립 커피를 주문하면 bottomless로, 즉 무제한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통밀 식빵과, 터키 소시지, 수란 두 알과 딸기 버터로 칼로리를 채우고 디저트 맛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 아랫동네로 내려가 말차 라테를 한 잔 마시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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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메뉴로 선택한 미국 다이너 "Good Enough To Eat" 그리고 뉴욕에 도착해서 도장깨기를 시작한 말차 라테의 모습.

커피 또는 말차라테와 같은 음료 메뉴는 76번가의 Sote Coffee Roasters 또는 71번가의 Solid State Coffee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한국과 다르게 단 맛이 전혀 없는 말차라테가 인상 깊었다. 지금 뉴욕에서는 말차 라테 열풍이 엄청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이번 유행의 이유에 대해 아주 납득한 것은 아니지만 (또는 아직 정말 맛있는 음료를 맛보지 못한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딜 가든 말차 라테를 들고 다니는 젊은 뉴요커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달지 않은 것은 대환영이지만 말차 향이 조금 더 진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워낙 카페인에 예민하기도 하고, 이미 모닝커피를 즐긴 날에는 카페인 섭취를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차분히 일기를 쓰고 싶은 날에는 따뜻한 라테 한 잔을, 함께한 동행과 같이 수다를 떨면서 센트럴 파크를 더 거닐고 싶은 날에는 아이스 라테 한 잔을 주문해서 길을 나서곤 한다. 그 외에도 91번가 Frame Coffee 말차 라테도 맛있게 먹었다. 카페 인테리어를 보면 이름대로 사진 촬영에 진심인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마침 비가 오던 날이었는데 따뜻한 말차 라테를 한 잔이 그날의 분위기와 참 어울렸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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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Sote Coffee Roasters, 오른쪽은 Solid State Coffee의 말차 라테다. 왠지모르게 그날 착용한 선글라스와 함께 촬영한 사진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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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다녀온 Frame Coffee의 말차 라테. 일부러 extra hot을 요청했더니 비가 오던 주말의 날씨와 잘 어울려서 더 만족스러운 한 잔이었다.

걷다가 도심 속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왼쪽으로 이동해서 가장 가까운 센트럴파크 입구를 찾으면 된다. 열심히 뛰는 사람도, 친구, 가족, 연인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혼자 벤치에 앉아 평화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며 독서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는 아주 아름다운 도심 속 공원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아예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일부러 돗자리를 지참해서 간단하게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주변에서 먹고 싶던 핫도그나 베이글을 사 와도 좋고, 단골이 된 에스프레소 샵에서 커피 한 잔을 포장해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한량한 오후 시간을 즐기면 된다.

IMG_0758.JPG 한국에서는 한창 추석 연휴였던 10월의 첫째 주 주말, 친구와 함께 센트럴파크의 "The Great Lawn"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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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학생회 행사 덕분에 점심으로 추석 연휴를 기념하는 전통 음식을 챙겨먹고, 후식으로 송편까지 네 알이나 먹어치워서 배부른 우리는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다. 예쁜 공원의 모습은 덤.

어퍼 웨스트사이드에서 음식, 책, 전시, 소풍 외에도 또 다른 방법으로 뉴욕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이는 미드타운에 도착하기 앞서 마주하는 66번가 링컨 센터 (Lincol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다. 링컨 센터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공연 예술 중심지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 시티 발레단,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명 단체들의 본거지가 되어주는 문화 센터다. 이곳에서는 음악·무용·오페라·연극·영화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 2011년 배우 나탈리 포트만 (Natalie Portman)에게 오스카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영화 "Black Swan"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음악, 드라마, 그리고 안무 전공 명문애인 줄리아드 대학 (The Juilliard School) 역시 링컨 센터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고, 당장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제63회 뉴욕 영화제 (2025 New York Film Festival)가 링컨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상영과 홍보를 위해 많은 한국 배우들도 뉴욕을 찾았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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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센터 내부에 위치한 Hearst Plaza. 나무들로 둘러싸인 야외 중정으로 반사 연못과 높게 조성된 잔디 공간이 인상 깊은 곳이다. 괜히 숙연해지는 예술적 공간이다.

괜히 더 고급지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예술 분야를 다루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다소 숙연해지기도 하는데 (살짝 기가 죽었다.) 링컨 센터는 대중적인 행사를 위한 장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지난 8월에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살아있는 레전드 "김창완밴드"와 신예 밴드 "터치드 TOUCHED"가 링컨 센터의 댐로쉬 공원 (Damrosch Park)에서 공연을 펼쳤는데 선선해진 여름날의 저녁, 친구와 함께 응원봉을 흔들며 뉴욕 한복판에서 한글 가사로 노래를 부르는 두 밴드의 공연을 관람하니 확실히 기분이 색달랐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무료 공연 기회가 생기면 자주 방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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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기념해서 김창완 밴드가 뉴욕의 한인들을 찾아와 공연을 해줬다. 당일 행사 곡 중 남녀노소 가장 인기있었던 곡은 "너의 의미"였다.

뉴욕의 어느 지역을 방문해도 마찬가지인 것은 골목마다 문화생활 투성이라는 점과, 심지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 참 많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어퍼 웨스트사이드는 차분한 듯 활기차고, 원주민을 위한 공간임과 동시에 뉴욕을 여행하는 관광객들 역시 꼭 방문해야 하는 문화 시설이 많이 몰려있는 동네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사실 어퍼 웨스트사이드는 이스트사이드와 함께 맨해튼의 유명한 부촌 중 한 곳인데 센트럴파크의 서쪽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단 번에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급진 활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독자분들을 꼭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다.

IMG_0976.JPG UWS, Upper West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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