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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성태의 시네마틱 Dec 03. 2018

친절한 톰 아저씨, 런던을 질주하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런던

친절한 ‘톰 아저씨’의 ‘한국 사랑’은 유별납니다. 최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홍보 차 내한한 톰 크루즈는 이번이 9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과거 액션 스타 성룡의 한국 사랑을 방불케 하는 친근함과 비교할 만하죠. 심지어 1980년대 데뷔한 이래 월드스타, 할리우드 간판배우의 타이틀을 놓친 적 없는 1962년생 대배우가 <런닝맨>이란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인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죠.
그런 톰 크루즈가 유독 ‘애정’하는 시리즈가 바로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1996년 ‘장인’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했을 당시만 해도, 톰 크루즈를 대표하는 시리즈로 무려 20년넘게 계속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죠. 물론 1960~70년대 인기 TV 시리즈이자 1990년대 국내에도 시즌2가 방영됐던 동명 원작의 독특한 설정과 아우라 역시 무시못 할 인기 요인이었죠. 생각해 보세요. 20세기에, 그것도 196~70년대에 얼굴을 변형하는 상상력이 듬뿍한 가미된 첩보 기술이 얼마나 새롭게 신기하게 다가왔을 지를. <미션 임파서블>을 대표하는 이 설정은 6편에도 어김없이 주요 반전 요소로 등장, 반가움을 더 한답니다. 아, 톰 크루즈와 함께 시리즈의 인장과도 같은 메인 테마 역시 팬들을 흥분하게 만드는 절대 요소이기도 합니다.그리고 액션. 톰 크루즈가 1962년생이라는 게 믿겨 지세요. 외모를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이어오며 20년 넘게 그가 업그레이드한 ‘리얼 액션’의 신세계는 마치 뒤늦게 실제 액션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성룡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 아닌가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특히 이번 6편에서는 고난위도의 헬기 조종과 스카이다이빙을 직접 연기하는 한편 건물과 건물을 뛰어넘는 스턴트 액션 직접 펼치다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는 군요. 전성기 시절 성룡이 크고 작은 부상에 항상 시달렸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제가 왜 성룡과 톰 크루즈를 비교하는지 연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이러한 실제 스턴트는 톰 크루즈가 시리즈의 제작자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미션’이었을지도 모르지만요. 사실 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전 세계 유명 여행지의 향연이기도 하답니다. 1편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나열하기 벅찰 정도죠.
먼저 1편은 체코 프라하의 구도심으로 포문을 엽니다. 밤안개가 낀 체코 카렐교의 풍광은 첩보 느와르 영화의 배경으로 안성맞춤이었죠. 2편은 스페인 세비야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이국적인 배경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3편에서는 드디어 아시아가 등장합니다. 상하이의 초고층 건물과 빈민촌을 오가는 톰 크루즈의 액션이 영화의 백미죠. 바티칸 교황청을 액션의 주요 배경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놀랄 만하고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시작하는 4편은 모스크바 크렘링 궁을 폭파시키는 파격을 감행한 끝에 두바이와 인도 뭄바이까지 그 액션 여정을 넓힙니다. 훨씬 고풍스러운 스파이 액션을 표방한 5편은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오페라 극장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죠. 모로코에서 오토바이 액션도 주목할 만한 장면입니다.



자, 그럼 6편에서 만날 수 있는 여행지는 어떨까요. 아마도 프랑스 개선문을 배경으로 이다지도 리얼한 오토바이 추격 신을 연출한 영화는 아마 전무후무할 겁니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이단 헌트가 개선문을 지나쳐 파리의 뒷골목을 요리조리 휘젓는 아슬아슬한 액션은 <미션 임파서블>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시리즈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어요. 고풍스러운 거리와 다닥다닥 붙은 건물 사이를 이단 헌트가 종횡무진 할 때, 또 경찰차를 따돌리고 차량 통행이 어마어마한 개선문 광장 앞 도로를 벗어날 때, 카메라에 잡힌 개선문과 파리의 위용은 영화의 배경이 리얼함과 동시에 극적 긴장감을 얼마나 더 높여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에펠탑도 CIA 요원들의 접선 장소로 살짝 등장합니다).



그러나 6편에서 제가 감탄한 장면은 따로 있답니다. 바로 런던에서 펼쳐지는 액션인데요. 이단 헌트가 악당을 잡기 위해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블랙프라이어스 역, 테이트 박물관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아마도 시리즈 사상 명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톰 크루즈가 기나긴 건물 위를 질주하는 사실적인 액션은 런던의 차가운 풍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죠.


이렇게 런던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액션영화가 도시 배경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지를 증명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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