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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슈 Aug 10. 2020

한 달동안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한달동안 도전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그림그리기'.

이게 무슨 소린가 할 거다. 그림그리는 사람이 , 왜 그림그리는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는지.


2014~2015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혼자 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하슈랜드'를 만들었고, 낙서여도 좋으니 매일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다짐한 후 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평일 저녁 6시, 일러스트가 업로드됩니다" 라는 글과 함께.






그 땐 그림을 정말 꾸준히 그렸다. 거의 매일 그렸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을 정도로 매일같이 한 장 이상의 일러스트를 그렸고, 업로드를 못 하는 날을 대비해 하루에 몇 장씩 그리기도 했다. 3개월 정도 꾸준히 했던 것 같다. 매일 같은 시간에 그림을 업로드하니 저녁 6시를 기다리는 팬도 생겼다.






이렇게 아주 간단한 , 낙서와 같은 그림이었는데, 그리고 스캔하고 보정해서 감성적인 글과 함께 페이지에 업로드하던 게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내가 어떤 형태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여러가지로 시도를 많이 해보던 때였는데, 이 때 큰 성장을 이뤘던 게 아닐까 싶다.





수채화의 재미를 알았고, 내 그림을 좋아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던 때였다. 이 해에 그림을 제일 많이 그렸던 것 같다. 학교는 휴학하고 쉬고 있을 때였는데 제일 재밌게 그림을 그렸다. 지금 하는 한달 브런치가 끝나면 한달 그림그리기를 도전해보고 싶다.






즐겁게 그린 그림은 그림에서도 그 즐거움이 묻어난다. 색감에서 터치에서 티가 난다고 해야 하나. 이 때처럼 다시 즐겁게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일 외 개인작업으로 하는 그림을 그린지 오래됐다. 각 잡고 그림그린지 벌써 몇 달이 다 되어가는데, 다시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한달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매일 10시면 컴퓨터 앞에 앉는 습관을 들였다. 나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다 꺼놓고, 글 쓰는데만 집중한다. 오늘은 무슨 글을 쓰지, 어떤 사진을 올리지 고민하다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난다. 어떤 걸 쓸지 고민이 되면서도 아무거나 끄적이다보면 어느샌가 글 한편이 완성되어 있다.


일이 아닌 내 그림을 그리는 것이 무서웠다. 일하고 사업하는데 바빠서 나를 챙기는 그림을 그려본지가 오래됐다. 가장 큰 이유는, 근 몇년 사이에 그리고 싶은 게 없었다고 해야 하나.





그림쟁이로서, 그리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내 머리로는 이만큼 대단한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손이 안 따라와주니 그림그릴 맛이 안 났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하얀 종이를 채워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채워나갈 소재나 주제에 대한 욕구가 없으니 백지를 마주하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그랬던 나였는데, 브런치 글쓰기 10일차만에 깨달았다. 그림을 꾸준히 그린다는 것은, 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걸. 지금의 글쓰기가 그렇듯, 어쨌든 내가 책상 앞에 앉아서 뭐라도 끄적여봐야 나올 것임엔 분명했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퇴근하고 책상에 앉아봐야지. 그림 그리고 싶어지게끔 만들고 싶어서 저번 주말에는 사무실 공용공간에 큰 책상을 배치하고, 그림도구들을 책장에 정리해놨다. 그랬더니 사무실이 제법 .. 작가의 작업실스러운 느낌이 난다. 게다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옛날 그림들을 보니, 그 때 즐겁게 그렸던 기억이 떠올라서 내일은 그림 그리는 게 무서워지지 않을 것 같다.


한달 브런치 글쓰기 프로젝트가 끝나고

9월, 다음달엔 몇 년 전의 내가 해봤던 것처럼 매일 그림그리기에 도전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




2020.08.10




8월 한달간 매일 글을 연재합니다.

글이 올라오는 시간은 밤 10~12시 사이.

내일 또 만나요!


#하슈랜드사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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