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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이 분다
by
로에필라
Jul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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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 이름이 다 했다.
거제에서 남편하고 바람의 언덕에 갔다.
바람의 언덕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할머니들이 맛있는 음식들을 팔고계셨다.
'거북손' 이라는 게 있었다.
다슬기처럼 생겼는데 조금 더 넙적해서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처음 봐서 신기한 마음에 계속 들여다봤다.
남편은 한번 먹어보라고 했다.
그제서야 보기만 하고, 먹어볼 생각을 안했다는게 웃겼다.
남편이 사준 거북손을 먹었다.
바닷가에서 먹는 해산물은 때와 장소가 딱 들어맞아서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해봤다는 게 좋았다.
폭풍의 언덕 소설을 좋아했었다.
그 소설을 읽으면 인생의 온갖 폭풍이 느껴진다.
그리고 바람의 언덕에 가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바람에 느리게 돌아가는 풍차.
평화로워보이는 경치지만 그 안에 요동치는 인생의 희노애락과 업다운이 있었다.
이 언덕에 서면, 마음에 바람이 분다.
새로운 바람이,
격정의 바람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 주는 도로시의 바람이 분다.
바람의 언덕에 뇌를 갖고 싶은 허수아비가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용기를 갖고싶은 겁쟁이 사자가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차 아래 모든 동화가 펼쳐진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와서 유람선을 탔다.
두근두근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떠난다.
내가 발을 딛고 있었던 육지와 점점 멀어진다.
유람선 밖으로 펼쳐진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게 넓게 펼쳐졌다.
우리는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좁은 협곡을 통과하기도 했고, 갑판에서 보물섬을 찾아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좌우를 살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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