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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Apr 08. 2023

난자채취 부작용

이 수치스러움을 어쩌면 좋지?

주말 점심에 남편과 함께 외식을 하고 도서관을 찾았다.

평상시 독서를 좋아하는 남편은 가끔 도서관에 가서 열 권씩 책을 빌려오곤 한다.


나도 마침 보고 싶은 분야의 책이 있어서 책을 검색하고 있는 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신호였다.


난자채취 후에 일주일 넘게 큰일을 보지 못했고, 아무런 신호가 없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심각하게 변비를 앓아보지 않아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


도서관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았더니 변기가 따뜻하고 화장지도 점보롤이 두 통이나 있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얼른 볼 일을 보고 다시 들어가서 책을 빌릴 생각이었다.


볼 일을 보려고 했는데 변에 너무 수분이 없어서 단단하게 뭉친 돌멩이처럼 아래로 나오지를 못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힘도 주고 비데의 '쾌변'기능을 이용해서 센 수압으로 쏴 주기도 했는데 작은 구멍에 걸린 듯 나오지를 못했다.


한 시간이 넘어가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병원에 가야 하나?

이 수치스러움을 어쩌면 좋지?

핸드폰을 보니 다행히도 남편은 책 읽는데 빠져서 연락이 없었다.


시간은 어느덧 5시를 넘겨갔다.

6시면 도서관이 문을 닫는 시간이어서 이대로 6시까지 볼 일을 보지 못할까 봐 불안한 마음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인터넷으로 심한 변비 해결법에 대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남편한테 부탁해서 관장약을 사 오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두 시간이 다 되어가도 나오질 않았다.

책 읽으러 온 도서관에서 책도 못 읽고 생각지도 못한 일로 진땀을 빼고 있었다.

변비 해결법 중에 하나는 손가락장갑을 이용해서 손가락으로 변을 긁어내는 방법도 있었다.


집에 가서 관장약과 손가락장갑을 이용해서 해결을 해야 하나?

그래도 안 되면 병원에 가야 하나?


돌덩이처럼 크고 단단한 변이 한 번에 나올 수는 없었기에 조금씩만 힘을 줘서 아주 조금 나오게 했다.

그다음 진짜 조금조금씩 비데를 이용해서 돌멩이 같은 변을 파내고 또 파내서 작게 만들어서 배출해 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두 시간 반 만에 결국 해냈다.


개운하게 일주일 반 묵은 변이 나온 다음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책을 보고 있는 남편의 곁에 가서 책을 빌려서 나왔다. 아슬아슬하게 도서관이 문 닫을 시간인 6시를 넘기지 않았다.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칠 줄은 몰랐다.

구글에 검색해 보니 '커버락틴'의 부작용 중 하나가 '변비'였다.

'커버락틴'은 정말 쉽게 여길 약이 아니다.

이 약 덕에 복수가 심하게 안 찼을 수도 있겠지만 좋은 효과만큼 헛구역질과 변비 등의 부작용이 심한 약인 것 같다.


적극적으로 변비약을 먹든지 변비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변비를 탈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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