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낸 지 6년이 넘은 지인이 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정말 안 해본 장사가 없이 악착같이 살아간 그녀다.
손재주가 좋고 라인을 잡거나 색을 뽑아내는 센스가 좋아
소위 잘 나가는 가게들 틈에서 네일샵으로 계속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분을 통해
일반 직장인으로서는 듣지 못할 사업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책에서만 보던 전략이나 마인드셋을
곁에서 배울 점이 많은 언니다.
그런 언니가
어젯밤 내게 증언을 요청하며 연락 왔다.
"xx 씨, 몇 년 전 겨울 내 목에 나있던 자국 기억해요?"
"그럼요. 그 충격적인 장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해요"
정확히 2년 전 폭설 많이 내린 다음 날 아침,
그녀의 샵을 가기 위해 출발하려 할 즈음,
가는 길에 자신을 픽업해서 갈 수 있겠냐는 연락에
알겠다고 하고 내 차에 그녀가 탔다.
묘한 목소리에 무슨 있냐고 물으니
그때서야 남편의 폭행이 이전에도 있었고,
바로 전 날 밤 남편이라는 작자가 때리고 목 졸라 잠깐 기절한 그녀를 베란다에서 밀치겠다며
옷을 잡아 질질 끌고 가서 목에 옷이 조여서 난 자국이라며 보여줬다.
그 선명한 보라색 멍자국을..
그때의 기억이 어떻게 잊힐까.
언니는 처음 내게 전화해서는
"xx 씨, 부탁이 있어. 근데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보통 저녁에 연락을 따로 하진 않던 그녀가
그것도 부탁이라니?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에이 설마'라는 마음에 가볍게
"들어보고요~ 뭔데요~"라고 답하니
"xx 씨, 몇 년 전 겨울 내 목에 나있던 자국 기억해요?"
라고 말한 것이다.
기억한다는 답변에
"이따 경찰이 증언 요청하면 해줄 수 있어요?"라고 묻는다.
왜 안 될까.
몇 번이라도 하지.
일주일 전 만났던 그녀는 내게
남편이 많이 변했다고 했다.
그전에는 감정 표현 같은 거 없고, 대화도 별로 없던 그가
서운한 마음도 이야기 잘하고,
쉬라고 배려도 해준다며
요즘 참 세상 평온해서 너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평온함이 깨질까봐 불안하다고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원장님,
사람은 안 변해요.. 혹시 모르니 항상 마음 놓지 마요"
라고 말해서였을까.
말이 씨가 되기라도 했던 걸까.
인간은
참 변하지 않는다.
굉장한 의식적인 노력을 해도
무의식까지 변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을 꾸준히 노력해야
그제야 조금 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뿐이다.
그토록 변하기가 어렵다.
바뀔 의지가 없는 타인이라면 더더욱..
멋진 그녀가..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다.
불행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