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변화
우리는 자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곤 해요.
매 순간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고,
인정받으려는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살아가죠.
동양의 위대한 사상가인 장자는 '무용의 용(無用之用)'을 이야기했어요.
쓸모없음의 쓸모,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역설적 가치를 말이에요.
큰 나무가 재목감이 되지 못해 베어지지 않고 오래 살 수 있었듯,
때로는 쓸모없음이 더 큰 가치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아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
의미 있는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우리 안에 깊이 새겨져 있으니까요.
어제 밤, 야근 중에 급하게 자리를 나섰어요.
누군가의 호출에 응답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저라는 사람의 쓸모를 확인하고 싶은
무의식적 욕망이었을지도 모르겠네여.
그리고 새벽, 휴대폰에 도착한 감사 메시지.
한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준 시간이
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쓸모가 되어주는 순간들을 통해 더 단단해져요.
그것은 장자가 말한 무용의 경지와는 다른,
현실 속에서 우리가 찾은 작은 위안일 수 있어요.
때로는 그 영향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기도 하죠.
새벽에 온 메시지가 참 특별했어요.
어제 이야기를 들려준 분 덕분에
과거의 제가 얼마나 모자라고 한심했었는지,
얼마나 무심했었는지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어요.
그분의 존재가 제게 이런 깨달음을 주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쓸모가 있었죠.
그리고 그분께도 비슷한 의미였다고 하시니,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준 셈이에요.
제가 그 사람의 쓸모가 되었다면,
그 사람 또한 제 쓸모가 되어주었으니까요.
결국 우리는 완벽한 무용(無用)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지라도,
서로에게 기꺼이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주며 살아가요.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위안들이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죠.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철학적 이상과 인정받고 싶은 현실적 욕망 사이에서,
우리는 나름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