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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건축공사비는 디자인에 비례한다.

by 김호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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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견적을 내다보면 건축디자인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말 멋진 건축물들이 많다. 멋진 디자인에 따른 건축공사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유는 디자인의 복잡함은 디테일도 복잡하고 이에 따른 시공방법도 다양해지며, 그에 따른 재료와 인건비 부분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또한 비싼 마감재료들로 공사비는 낮춰지기 어렵다. 대안을 제시하기도 조심스럽다. 견적서를 받아보는 고객들은 놀랄 수밖에 없고, 보류되거나 탈락되기도 한다. 싼 곳을 찾거나 싸게 제시하거나 그러나 중요한 건 본질을 바꾸어야 한다. 핵심은 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이를 박리다매로 살 수는 있다. 소매는 도매보다 비싸다. 주택은 박리다매가 아니다. 하나의 창작물이다. 커스텀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것이다. 이는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다. 롤스로이스와 맞다. 주문제작이다. 명품 설계도서를 가지고 중국공장에 가서 지을 것인가? 한국이나 일본의 자인들에게 지을 것인가? 그 기술자들의 가치는 다르다. 건축을 향한 마음은 건축주, 건축사, 시공사모두 한 마음이다. 모두 잘 짓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들어가야 하는 부붐을 뺄 수는 없지 않은가? 차라리 옵션을 정리하는 게 좋은 방향이지 않는가?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비싸니깐 과일이 맛있고, 좋으니깐 비싼 것이다. 이는 가치다. 당신은 그것을 알기에 높은 비용을 들여 건축사님을 찾아간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건축설계도서를 받은 거 아닌가? 그것을 그대로 구현하고 싶은 거 아닌가? 그런데 시공에서는 가치를 찾지 않고, 박리다매를 원하는가? 왜? 할인마트를 찾는 것인가?


좋은 기회가 되어 지인분의 최근 지어진 두 곳의 건축을 답사하먼서 느낀 건 확실히 설계가 중요하고, 시공이 중요하며, 그에 따른 예산도 중요함을 느낀다. 들인 만큼 나오더라이다. 예산을 맞추기 위해 그에 따른 재료와 시공방법과 기술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조건 비싼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욕심을 버리고, 내 건축예산에 맞는 합리적인 설계부터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디자인을 선택할지 실용적인 기능을 선택할지 모르지만, 그에 따른 예산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디자인이 복잡하고 화려할수록 건축비는 비례한다.



2025.02.15

-하우스컬처 김호기소장 '오늘의 사유' -월간김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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