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만 고약한 여름이 숨 막히도록 껴안아 올 때면, 멀리 살고 있는 그녀를 찾아간다.
차를 타고 서너 시간, 얼추 목적지에 다다르기 시작하면, 저 멀리서 그녀가 새파란 옷을 입고 찰랑거리는 손을 흔든다.
오랜 운전으로 피곤했다가도, 그녀를 보고선 한껏 신이 난다.
푹신한 모래알들은 그녀를 향한 내 마음처럼 뜨거웠고, 홀린 듯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던진 채, 그녀의 몸에 감히 침범한다.
여름의 무더위가 무색하게 그녀의 몸은 태연하게도 차가웠고, 파란 옷 너머 깨질 듯이 맑고 청아한 그녀의 몸속을 들여다본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그녀의 몸속은 황홀했다.
속은 무척이나 깊었고, 그 누가 들어온다 해도 포용할 수 있는 넓이를 가졌다.
나처럼 그녀에게 빠져, 아예 그 안에서 눌러살고 있는 녀석들도 있었다.
한편으로 부러웠다. 매일 그렇게 붙어있을 수 있다는 게.
나는 그녀의 차가운 품속으로 풍덩 안긴다.
그럼 더위와 함께 나를 어지럽히던 모든 것들이 날아가 버린다.
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오롯이 그녀를 쓰다듬고, 껴안고, 입을 맞추고, 그러다 그녀를 삼키기도 하는 행위 밖에는.
그렇게 우리는 몸을 마구 뒤섞고 만다.
우리의 사랑이 끝나고 나면, 나는 한껏 젖은 채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는다.
뒤돌아 보지 않는다.
안 그러면 또다시 그녀의 품으로 빠지고 말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너에게 풍덩 안기고 싶구나.
사계절 내내 너의 곁에 있고 싶구나.
그녀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