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비는

추적추적 내게 일러주었다

by 교씨

일하는 토요일은 이상하게도 항상 비가 내린다.

오히려 좋기도 하다. 추적이는 비를 좋아하니까.

오늘의 비는 가만히 서서 맞고 싶을 정도의 추적임이었다.

비가 시멘트 바닥에 노크하는 소리에 마중을 나갔다.

그러고는 가만히 서서 비를 느껴보았다.

모자를 쓰고 있어 머리에는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일론 재질에 옷을 입은 나의 어깨 위로 비가 툭툭 떨어졌다.

바로 귀 옆에서 나는 소리에 나는 잠시 집중을 해보았다.

귀를 기울일수록 세상이 들려주는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나무들의 푸른 잎들이 더욱 짙어지는 소리, 건물 뒤편 차들이 바퀴에 빗물 막을 씌우고 달리는 소리.

분명 바닥에는 물이 고여있지도, 고일만큼 내리지도 않는다. 그저 시멘트 바닥을 점점 짙게 물들이는 정도.

비 올 때 달리는 차의 물 밟는 소리가 내겐 힐링의 요소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좋다.

나의 맹목적인 비 사랑이랄까. 물론 김태희 님보단 사랑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아무튼.

듣는 감각을 보는 감각으로 데려와 차분히 비 오는 걸 바라보았다.

어렴풋이 보이는 투명한 빗방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빗방울들은 셀 수도 없이 많은 양인데 땅에 살포시 착지하는 소리는 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분명 세차게 내리고 있는데 도리어 그 소리는 아주 평안하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걸까.

그렇게 세상 모든 것들이 짙어져서인지 내 시력도 더욱 선명해진 것만 같다.

하늘의 회색빛 먹구름도 한몫한다.

맑은 날엔 느낄 수 없는 차분함을 준다.

그 차분함이 나에겐 위로를 해주는 것만 같다.

혼자 외로워하고 있는 나를 조용히,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인지 나는 종종 찾아와 주는 비 오는 날을 환영한다.

몸에 잔뜩 묻어있는 외로움과 이따금 힘든 마음을 빗물에 씻겨내려 주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오늘의 비는 나에게 낯설고도 따뜻한 세상을 선물해 주었다.

보고 듣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이렇게 추적추적 일러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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