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이별

by havefaith


아무 일 없는 듯
마주 앉아 있다
그러나 알고 있다
마주 보고 있으나
그때와 다른 곳에 서 있다

마음에서 멀어져
눈을 마주치는게 편하지 않다
네 모습을 담고 싶지 않나보다
아무 기억 역시 남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기묘하게도 웃고 있다
너로 인해 기쁘고 슬펐던 날들아
조금은 무신경한 대화로
묶어두었던 네 녀석들을
놓아주었다
어느새 쉬운 이별이었다

여전히 저물지 않는 아침
혼자 서 있으나 허전하지 않다
어설픈 외로움으로
귀한 마음을 빌리지 않을 것이다
조금은 울렁거린다
부끄럽지 않은 것이 처음이라
그 모든 게 지나가는 바람이라
휘청거리지만 눈 앞이 훤하다
구할 것은 오직 나에게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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