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씀]온몸을 비틀어야 내 자리 하나 만드는 불우한 숙명
온몸을 이리저리 비틀어야
내 자리 하나 만들 수 있는 불우한 숙명
아슬아슬 나와 세상을 잇는 끈이 떨어지면
그마저도 발길질에 채이거나
아무도 모르는 방구석에서
먼지같은 평생을 보낼 수 있지
어차피 모든 것은 자리 싸움이라지
혹자는 그 자리 지키기 위해
온몸을 깎고 뒤집으라하고
혹자는 빼앗긴 자리에 목놓아 울며
차라리 도망가라 하네
혹자는 아무 자리나 꿰어 잡으면 그만이라 하고
결국 잠시 머물 시간만을 빌린
씁쓸한 진실은 뒤로 한 채
눈길 하나 머물지 못하는
흔해빠진 비루함이라 해도
어느 하루 어떤 이의 눈물과 한숨을 머금고
남몰래 휘어버린 입꼬리룰 마주하고
골똘한 눈동자에 빠져보았다면
그 곳이 바로 오늘 나의 가장 오붓하고 아늑한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