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씀]덩그라니 남아 어둠 속에 눈을 깜빡일 때
익숙한데도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 것 하나
덩그라니 남아 어둠 속에 눈을 깜빡일 때
새삼스럽게 혼자구나 하는거야
수많은 이가 회전문처럼
잠시 곁에 머물다가
미련도 흔적도 없이 자리를 뜨지
언제든 떠나도 좋아
여기는 무대고 내가 맡은 역할은
뒤돌아 선 너의 모습을 혼자 가만히 지켜보는 것
여기저기 숨어있는 즐거운 잔해는 나의 몫
어설프게 붙잡거나 아쉬움에 매여있을 수 없지
사실은 두려운거야
어둠 속처럼 도통 알 수 없는 너의 눈동자
차라리 어둠 속에 잠겨버리는 게 쉬울 걸
혹시나 잠시 머물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해주진 않을까
낯선 기대에 사로잡혀 떨리는 손끝을 숨기느라
그 눈동자만은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