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주차장

[당신과 나에게, 씀]덩그라니 남아 어둠 속에 눈을 깜빡일 때

by havefaith

익숙한데도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 것 하나

덩그라니 남아 어둠 속에 눈을 깜빡일 때

새삼스럽게 혼자구나 하는거야


수많은 이가 회전문처럼

잠시 곁에 머물다가

미련도 흔적도 없이 자리를 뜨지


언제든 떠나도 좋아

여기는 무대고 내가 맡은 역할은

뒤돌아 선 너의 모습을 혼자 가만히 지켜보는 것

여기저기 숨어있는 즐거운 잔해는 나의 몫

어설프게 붙잡거나 아쉬움에 매여있을 수 없지


사실은 두려운거야

어둠 속처럼 도통 알 수 없는 너의 눈동자

차라리 어둠 속에 잠겨버리는 게 쉬울 걸


혹시나 잠시 머물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해주진 않을까

낯선 기대에 사로잡혀 떨리는 손끝을 숨기느라

그 눈동자만은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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