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건너편에서 조심스레 뻗은 손은
쉼 없이 테두리를 만지작거리는데
포개어보고도 싶다가 끝내 멈칫하는 건
난생 처음 보는 눈빛같아서인가
그 사이 시간이 켜켜이 새롭도록 덮어버린 것인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눈빛이 흔들리는 건 나의 몫
그러나 지긋이 쳐다보지는 못해도
힘껏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건너 편의 눈을 맞추면
그리 무섭지만은 않은 속내가 보이는 듯
낯선 따스함에 못내 눈만 깜빡거리는가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