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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꼬물거리며 마음껏 사랑받을 시간

by havefaith

세상 티끌 하나 안 만나 본
맨들맨들한 발바닥으로
아무 것도 가져본 적 없는
작고 야물딱진 주먹을 움켜쥐고
아기가 왔다

훗날 구비구비 전해들을
녀석의 일화가
젖살이 오동통 차오르듯
시간의 곳간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아주 쉽고 작은 것에도
박수와 웃음 섞인 칭찬을
무척 변덕스럽고 이유없는 일에도
냉소와 핀잔 없이 토닥임만 가득했던

꼬물거리며
마음껏 사랑받을
장본인은 기억 못 할
시간 속에 녀석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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