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로서의 선언, 그리고 』

by 가을꽃나무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간,
용량을 최대치로 늘렸는데도 나는 버겁다는 걸 알았다.
나 자신과의 싸움은 물론, 처해진 환경 속 끝없는 고통에 몸부림쳐야 했다.

어느 날 하원한 아이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저렸다.
활발하던 아이가, 집에 와서는 조용히 손을 빨며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 아이의 웃음과 재잘거림은 옅어졌다.

“내가 원하던 생활이 아니야…”
속상함이 눈물로 이어졌다.
그렇게도 지키고 싶었던 아이는 어느새 외로움 속에 포기하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착한 아이, 순한 아이,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던 건 아니다.
단지 나처럼 자라지 않기를 바랐을 뿐인데,
폭력만 없다는 사실로 과연 충분한 걸까?
몸과 정신과 마음이 분리된 그 감각 속에서,
내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나의 신호에 따라주지 않았다.

“안 돼… 한 번만 더, 제발 움직여줘.”
나는 그저 소리 없이 나 자신에게 부탁할 뿐이었다.
약은 이미 최대치였고, 더 이상 기대할 곳은 없었다.

악착같이 살아온 삶일수록,
이 순간들은 더 처참하게 느껴진다.
그걸 나는 천천히, 하나씩 깨닫고 있었다.







ㅡ 부모로서의 선언

부모로부터 몸도 마음도 눌려 아프고, 막막했지만
또 다른 부모가 된 나는,
진짜 사랑으로 용기를 내어 봅니다

나의 부모님이 자식을 지키지 못한다면,
나라도, 나의 자식을 지켜야 하니까요.

자식을 낳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는 나의 삶 전체를 다시 세우는 선언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나의 아이에게 가장 단단한 울타리가 되기로
조용히 마음먹습니다.

그 울타리는 소리치지도 않고,
빛나지 않아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아이를 안전하게 해주는 그런 울타리.

그리고 그런 울타리가 되기 위해,
내가 먼저 쓰러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지금,
마음이 길을 찾기 시작했다면
그 흐름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하루에 조금씩,
한 발자국씩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나의 아이를 지켜주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그건 바로, 나

그러니 스스로를 꼭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아이를 지키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ㅡ 친구에게

아플 땐 쉬게 해줘.
억지로 책임감에 모든 걸 참을 필요는 없어.

너의 몸이 아픈 건
버티는 걸 초과했다는 거잖아.
더 이상은 무리라고
비명 지르고 있는 거야.

너를 먼저 돌봐야 해.
친구가 됐지만,
내가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네...

이모가 되어 줄 수도 있어.
너의 아이들만 괜찮다면.

그러니 모든 걸 다
걱정의 무게로
너의 위에 올려두지 마.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줘.

나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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