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둘아이아빠 Jan 31. 2021

인생 성장기

동기부여

  아침에 눈을 떴다. 집이 건조한 탓에 눈을 비볐다. 라섹수술을 했기 때문에 눈이 가끔 시리다. 시린 눈으로 시계를 찾아 핸드폰을 열었다. 아침 6시.

  어제 자기 전 카톡을 확인 안했기에 새로운 소식이 있나 카톡을 열었다.

  대학교 동아리 모임에 숫자가 여럿 떠 있었다. 유독 눈에 띄었다. 내가 읽지 않았다는 빨간 숫자를 바로 눌랐다.

  코로나 탓에 연간 해오던 망년회는 사라졌지만 근근히 만나는 선후배 사진이 오늘도 떡하니 올라왔다. 조촐한 식사같아 보였다. 그 모임을 보고 여러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 후배의 글이, 아니 후배의 카톡 사진이 눈에 들어와 자세히 보게 되었다.

  사진 배경엔 LH공사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 정부인사에게 상장을 받는 사진이 게재 되어 있었다.

 ' 얘는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 '


  나는 얼마 전 삶의 동력을 잃었다. 가족과 내 삶의 만족에 대해서 말하려는게 아니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내와의 관계도 가끔 다투지만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겐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즐기고 있으며 그 운동 또한 최고가 되기위해 레슨을 받고 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내 커리어에 대한 문제다. 앞으로 내가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하고 망설이며, 주저 앉아 버렸다.


  분명 열심히는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전혀 나아지지 않는 내 커리어에 대한 두려움. 그게 지금 내가 앓고 있는 병이다.


  새볔에 무심코 본 사진. 거기에 충격을 받았다.


  후배의 뒷배경이 좋다. 잘 닦여놓은 중견기업의 부모님 사업. 하지만 그 것만 보기엔 얘가 너무 바르고 착하다. 열정도 높고 선후배 할 것 없이 밥도 잘 샀다. 그렇다고 거만하냐고? 절대 아닌 친구다.

  예전 같으면 출신성분을 운운해 가며 당연히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자리라고 생각했겠지만 노력이라는 산물이 거저 일어남이 아님을, 37년의 세월 동안 몸소 배웠기에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 무얼 해야 옳을까? 무얼 해야 성공하는 걸까? 나는 지금 행복한 걸까? '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각과 두려움. 자리에 앉아 잠시 멍해진다. 의기소침 해진다.


  다행히 나도 거저 살아오진 않았기에, 라섹 때문에 건조해진 눈에 안약을 넣고는 주섬주섬 어제 배송된 책을 찼는다.

  부러워만 하면 인생은 달라지지 않는다. 성공은 저만치 있고 올려다만 보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걸 알고 있다. 나도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알고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는게 도리다. 그러다 보면 좋은 사람을 또 만나 인생에 대해 배우겠지 싶다.


  나는 그렇게 소포에 포장된 책을 꺼내 들었다. 몇 일 전 유튜브를 돌려보다가 책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됐고 재밌어 보여 바로 주문한 책. 아침 7시에 갑자기 책을 펼쳐들고 읽어 내려간다.


 잠시 얼어 있던 자동차 엔진 기름칠을 하고 시동을 건다. 차 사이사이 끼어있던 먼지와 기름때를 제거 해 나간다. 과 마음이 가볍다. 오랜만에 읽어가는 책이 술술 읽힌다.


책에 적힌 첫 글이 마음에 든다.


 그래 좋은 아침도 시작해 보자.


  ' 잘해야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행복하면 뭐든 잘할 수 있단다. '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성장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