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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아이아빠 Nov 30. 2020

둘아이아빠

아내의약속과 내약속의 차이

주말에 아내는 약속이 많았다.

아내가 이제 막 모유 수유를 뗀지라 이것저것 하고 싶은게 많았다.

첫째아이땐 6개월을 넘게 수유를 하더니 둘째때는 100일만에 딱 떼 버렸다.

 사실 나도 모유수유의 차이를 못 느끼겠어서 별 말없이 동의를 했다. 하긴 내 가슴도 아닌데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없기도 했고..

장모님께서도 아내의 답답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라 두 아이 중 하나를 맡아 줄테니 편히 다녀오라 했다.


그렇게 아내는 친구 집 집들이, 처제와 처형과 데이트를 하며 시간을 자유롭게 썼다. 그렇게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썼다.

 나는 집에서 육아를 하며 힐끗힐끗 시계를 본다.

' 몇시간 정도 쓰고 있는거지?'

나는 착한 아빠이자 착한 남편에 속해 있어 아내가 시간을 자유자제로 쓰는건 언제나 괜찮다.

 단!!! 운동 시간은 좀 생각해 주겠지? 라는 꼬리가 달린다.

이틀의 시간을 아내분께서 썼기에 당연히 일요일 하루는 넋넋히 시간을 주겠지 싶어, 육아도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일요일 오전 6시 40분.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자고있는 아내의 눈치를 본다. 두 아이 다 자고 있다. 장모님은 오전에 오신다고 했는데 아직 안오셨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려는 순간.

" 안돼. 나 오전에 나가. 그리고 엄마도 안왔어. "

" 아니.. 나 화장실 가려고.. "

오늘 오전에 사람들 많이 나온다고 했었는데... 아쉽지만 포기한다. 왜냐.. 아직 테니스를 칠 하루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내랑 장모님이랑 점심에 맛있는거 먹고 오라고 다독여서 내보냈다. 첫째아이도 같이 나갔다. 나의 계획은 '아내랑 장모님이 식사하고 오시면 그때 나간다. ' 였다.

아이를 앞으로 매고 청소도 하고 저녁 식사 준비도 다 해놓고 오매불망 기다리는데 둘다 안온다.

' 설마, 이렇게 하루가 가는건 아니겠지? '


6시가 다 되어서 둘다 들어왔다. 두분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옷을 갈아 입고 나갔다. 날씨가 요즈음 쌀쌀하기도 하고 운동할땐 마스크를 끼고 해야 하지만 너무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2시간을 꽉 채우고 집에 왔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아내가 묻는다.

" 해야할말 있지 않아? "

" 뭐? "

" 고맙다고 해야지. "

" 아니.. 이틀을 쉬었고 난 두시간 썼는데.. 나는 왜 매번 그래야 돼? "

" 다르지.. 운동은 온전히 오빠가 시간 다쓰는거자나.. 난 아닌데.. "

나는 더 이상 두말 없이 말했다.

" 알았어.. 감사합니다. 고맙기도 하구요. "

" 그래 ~ 알았어."


같은 약속인데.. 나는 왜 매일 감사한 약속시간을 써야하고.. 아내는 당연한 시간을 쓰고 오는 걸까? ㅠ

참으로 속상하지만..

이번주는 그래도 재밌게 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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