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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아이아빠 Dec 08. 2020

인생성장기

삶에서 느낀점

  33살 결혼 3년 차, 아내는 임신 중, 업무와 일상은 반복되어 삶의 무력감을 느낄 때였다. 아내의 권유로 대학원을 다녀보는걸 추천 받았고,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를 입학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사전 입학 설명회를 하는데 다들 정장을 입고 노트북으로 주요 내용을 타입해가면서 질의응답 하는 모습만 보아도 내 정신 머리가 박하사탕을 섭취한 듯 화 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투적인 2년간의 야간 수업은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도 컸다. 추천을 해준 아내가 오히려 '안 가는게 낫지 않을까?' 라며 수업이 반대를 했고(아마 내가 진짜 붙어서 갈 줄은 몰랐나 보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새볔까지 술자리에 남아있었다.

  정말 많이 싸웠다. 아이가 태어났을 땐 6개월의 휴학도 냈지만, 결국 졸업장을 땄다.

  한번의 대학교를 다녀봤기에 남는 건 인맥과 경험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 열심히 귀담아 들었다. 교수님은 대학교 강의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자신의 시간을 짬내서 까지 수업을 듣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정말 멋지고 화려했다.

  '이렇게 열정 많고 능력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는 구나.' 생각 들었다.

  물론 졸업한지 1년차. 그 당시 인연을 모두 이끌어 오진 않았지만 꾸준히 형들과 누나들과 만나고 있고 여기서 오는 배움도 쏠쏠하다.

 

 하루는 대학원에 진학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대학원에서 무얼 배웠냐고 묻기에 하늘을 잠시 쳐다보고 생각을 정리해 말해주었다. 그 때 말해주었던 내용이 친구 머릿속에 많이 남았나 보다. 오늘 갑작스레 카톡으로 그 친구가 연락을 했고 내가 해주었던 그말은 자기 가슴에 남아있다고 한다. 오히려 내가 무슨 말을 해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묻자, 친구가 말해주었다.


  사람들의 열정을 다시금 보았단다. 내가...

  다들 육아와 업무에 치이면서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공부를 하는 모습이 대단했단다. 특히나 별 볼일 없는 과제 PPT에서도 자신을 PR하기위해 열심히 새볔까지 준비하며 발표 하는 모습이 멋있었단다.

  특히나 이 말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 형들과 누나들을 보니깐.. 공부를 하고 열심히 살고 하는 이유가 결국엔 시간을 얻기 위해서더라.

  육아를 하면서도 아주머니를 쓰는 이유는 집안일이 힘들고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여가 생활을 위해 쓰는거더라.

  높은 연봉을 받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모습은 전부 미래의 나에게 시간을 미리 벌어다 주는 거더라.

  능력을 높여 돈을 더 벌고, 그 돈으로  여가생활인 테니스와 골프에 레슨을 받고, 그럼 남들보다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시간으로 더 얻는거지. 음.. 그게 쌓이고 쌓이면 남들이 쫒아올수 없을만큼 시간이 벌어지는거니깐..


  그런데 신기한건 돈이 없어도 실은 시간은 많이 남더라..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게임에 시간을 버리고 음주가무에 시간을 버리고, 그러다 보면 나중엔 다른 사람들을 쫒아갈 수 없는 시간 차이가 생기더라..

  그러니깐 너는 지금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돈을 쫒지말고 시간을 잘 써봐. 그럼 너도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사람 중 하나야."

  내가 왜 이런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나도 그랬다. 테니스를 치고 친구와 재밌는 시간을 쓰기 위해 아이를 잠깐 봐주는 알바를 써 본적이 있다. 물론 그 시간 이후엔 나도 리프레시되면서 아이와 더 잘 놀아줄 수 있었다.


  요즘 대학교 겸임교수로 초빙되어 가끔 강의를 할 때가 있다. 나는 그 때마다 말한다.

 

 " 여러분, 의미 있는 시간을 쓰세요. 그 시간은 더 많은 시간을 벌어다 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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