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아이아빠

숙제

by 둘아이아빠

둘째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한다.


아이의 심장소리와 연결된 기계에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이내 간호사가 긴급하게 뛰어왔고, 바로 출산을 해야될 것 같다며 윗층의 의사 선생님을 호출 했다. 상급 간호사는 담당 간호사에게 아내 옆에서 언제부터 심장소리가 약해졌는지 물었고, 점심식사를 가기 전까지는 괜찮다고 답했다. (아내는 담당 간호사가 다급히 말하는데 갓 먹은 맥도날드 햄버거 냄새가 났다고 말했었다.)


첫째아이보다 빠른 시간에 아이가 나왔다. 순간 어깨에 책임감 하나가 더 짊어지면서 '착하게,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야지.' 다짐했다. 아내에게는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했다. 첫째아이 땐 잘 울지 않아, 품에 안지도 못하고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둘째는 잘 울고 품에 안겨 모자도 씌웠다.

기뻤다. 기뻤다.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땐 탄생에 신비를 처음으로 경험한터라 놀랐다는 표현이 맞겠다. 둘째 아이를 낳았을 땐 대한민국 국가와 부모님, 처가에서 내준 숙제를 모두 끝낸 홀가분 함이 들었다.


첫째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둘째를 낳아야 행복한 가족이라는 터울이 무연지기 짊어지게 된다. 주변에서도 '첫째가 외롭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줘라.' 같은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응어리가 있었는데 수많은 동화책과 한국 교과서에 '동생' 이라는 글자를 이제는 내가 직접 쓸 수 있었고, 내 아이에게 쓸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탄생의 신비 숙제는 다 끝냈다. 아이가 첫째 아이와 같은 남자아이라 A+는 아닌 A를 맞은 느낌이라.. 과제 하나를 더 해볼까도 생각 했지만, 테니스와 아내와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보류하기로 했다.


- P.S -

다 끝낸 과제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아이의 미래 집과 아이의 현재 교육을 걱정해야된다. 그래도 이건 내가 조정을 가능 한 일이니 탄생의 숙제보다는 좀 더 낫다.


국가님.. 적어도 내 아이에겐 세상의 시작이 불법적이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가능토록만 허락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