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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아이아빠 Jan 01. 2021

둘아이아빠

첫째재우기

  오늘 아이와 마스크를 한채 퀵보드를 한참 탔다. 낮잠도 안잤다. 밥로 일부러 오후 5시에 먹였다. 빨리 자우고 자유시간을 갖는다는 의지.


  현재 시간 10시.

  8시면 잘 줄 알았던 첫째아이는 아직도 안 자고 았다.

  계속되는 화장실 좀.... 물한잔만.... 책 한권 더.. 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내가 더 이상은 힘들어서 못한다고 했다. 교대했다. 첫째아이와 내가 누웠다. 읽어달라는 책을 읽었고 한 번 더 읽어달라는 책도 읽어줬다. 이제 자자 라며 점등을 하려는데..

  " 엄마 ~! "

하고 뛰어나간다.

  잠시 있다 아내 손을 꼭 잡고 첫째가 다시 돌아왔다.

  " 그럼 세가지 방안을 줄게 이중에서 선택해야돼. 알았지? "

  첫째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 첫째. 아무것도 안하는 엄마와 잔다. 엄마는 그냥 옆에 누워만 있을거야. "

  " 그건 싫어. "

  " 그럼 둘째, 책 잘 읽어주고 옛날 얘기해주는 아빠랑 잔다. "

  " 왜 나는 책읽고 옛날 얘기 하는거야? "

  내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아내는 계속해서 세번째를 말한다.

  "세번째, 혼자잔다. "

  " 다 싫어. 네번째는? "

  " 네번째는 없어. 이 중에 골라. "

잠시 아이가 망설인다. 가만히 서있다.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고... 계속 가만히 서있다. 나와 아내는 침묵이 웃겨서 빵텄졌다.

  " 왜 선택 안해? "

  " 맘에 드는게 없어서 선택을 안하는거야. 이게 제일 좋은 선택이야. "

  진짜, 대단한 머리다. 순간 내아이지만 천재인줄 알았다. 하지만 천재는 엄마한테 끌려서 침대에 눞혀졌다.

  " 그런거 없어요. 빨리 자. 아빠가 책 읽어줄거예요. "

  나는 책을 다시 읽었다. 정말 천천히 읽었다. 눈썹도 만져가면서 머리도 긁어주고 했지만, 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자, 다 읽았어. 이제 코 자자. "

  " 엄마 ~!! "

  다리로 빠져나갈 구멍을 막았지만 이내 비집고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덜컥 ~! 끼이익 쿵. 덜컥~!

  "엄마~!!"

  문이 두번 열렸던걸 보니, 둘째아이 자는 방문을 냅다 연거 같다. 이내 사늘한 공포의 기운이 몰려드는 것 같다.


  " 끄아아아아앙 ~ !"

  둘가 운다.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 첫번째로 연 방문은 둘째아이가 자고 있던 안방이었다.

  잘 자던 둘째까지 울어 어쩔 수 없이 난 둘째 방으로, 아내는 첫째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밤 11시.. 둘째를 앞띄에 매고 재우고 있지만, 잘 잠에 들지 않는다.. 밖은?? 도망가다가 잡혀서 들어가는 소리가 벌써 2번째다.

  우리의 2021년 1월 1일은 두 아이 재우기로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언제쯤 자줄거니?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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