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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루아의 고양이 Feb 20. 2019

크루즈 여행 예약 전, 이것만은 꼭!

[유목민의 여행법 #8]

<크루즈 한달살기> 연재를 시작한 계기는 지난 여행의 생생했던 추억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게 못내 아쉬웠던 까닭도 있지만, 실은 이제 막 크루즈 여행에 킁킁하고 흥미를 갖게 된 지인들의 질문 세례에 답하기 위함이 더 컸다. 여기, 인생 첫 크루즈 여행을 앞둔 나의 친구들에게 귀띔하고픈 알찬 크루즈 여행을 위한 체크 리스트 4가지를 풀어 본다.


1. 선실 고르기


크루즈선의 선실은 크게 발코니, 오션뷰 그리고 내측 선실로 나뉜다. 흔히 알고 있는 스위트 선실 외에 복층 구조로 된 로프트 스위트(Loft Suite) 선실이나 대가족용으로 침실 2개를 갖춘 그랜드 스위트 투베드룸(Grand Suite Two Bedroom) 선실 및 장애인용 시설을 갖춘 선실 등도 있지만 선실 형태를 기준으로는 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저렴하게 크루즈 여행을 즐기려면 내측 선실을 추천하는데, 기항지 관광 외에도 각종 크루즈 부대시설을 이용하느라 정작 방에서는 잠을 자거나 샤워를 하는 것 외에는 거의 머물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해적 출몰지역을 항해할 경우 내측 선실 승객은 타 선실과는 달리 방 안에서 편하게 대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발코니 선실은 오붓하게 둘 만의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고픈 신혼 여행객이나 거동이 불편해서 자주 옥외 데크로 바다 구경하러 나가기 힘든 분들 또는 선실 환기를 중요시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다만, 실제로는 바닷바람이 거세서 생각만큼 발코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지 않고, 발코니에 빨래를 널 경우 날아가는 불상사가 잦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오션뷰 선실의 경우 내측 선실의 가격적인 메리트도, 발코니 선실이 주는 탁 트인 풍경과 맑은 공기도 모두 제대로 누리기 어렵기에 비추! 모 아니면 도, 주머니 사정과 취향에 따라 내측 선실이나 발코니 선실 중 취사선택을 하자.


보너스 팁!  선실 위치 

조용한 방을 원한다면 엘리베이터 옆이나 레스토랑과 공연장, 로비 및 직원 출입구 인근 선실은 피할 것. 대신, 위 시설까지 그만큼 많이 걸어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멀미 예방을 위해선 크루즈선의 중간 아래층에 위치한 선실로 예약하자. 크루즈선 상부로 갈수록 배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가 크기 때문.

내측 선실이지만 바닷바람을 자주 쐬고 싶으면 크루즈선 상단 데크(Lido)나 중간 데크가 가까운 선실로 추천.

기항지에 정박한 날이면 발코니에서 오손도손 꽁냥꽁냥 브런치를 즐기는 승객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2. 내 여행 궁합에 맞는 일정 선택하기


휴가 중에는 관광지를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본전을 뽑은 즐거움을 느끼는 스타일이라면 지중해 노선처럼 기항지 수가 많은 크루즈 일정을 선택하자. 항구 간 이동 거리가 짧아 밤새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 아침 새로운 곳에서 연이어 기항지 탐험에 나설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다.


반면, 해변에서 느긋하게 석양을 감상하며 칵테일 한 잔 홀짝이는 리조트형 휴가에 익숙한 이이게는 대서양 횡단 노선처럼 배 안에서 머무는 기간이 넉넉한 해상일(At Sea Day)이 긴 일정을 추천한다.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긴 후 풀장 옆에 누워 책을 읽다 스르르 잠드는 휴가철만의 호사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



3. 추가 요금 따져보기


대다수의 크루즈 여행 상품은 최종 하선 시 여행일 수만큼의 팁을 별도로 지불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내가 이미 지불한 크루즈 여행 금액보다 상당한 추가 요금이 붙어 당황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크루즈 선사에 따라 팁이 면제된 상품도 있고, 승선 후 개별적으로 팁을 지급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하면 내가 원하는 직원에게만 주고픈 금액의 팁을 선사할 수도 있어서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또한, 혼여족이라면 혼자서 선실을 사용할 경우 내야 하는 싱글 추가 요금(Single Charge)이 없는 상품으로 선택해야 여행비를 아낄 수 있다.


보너스 팁!  내 일정이 허락한다면 예산 절감을 위해 크리스마스나 여름방학 등 크루즈 여행 성수기를 피해서 예약하자. 통상적인 여행 성수기가 아닌데도 유난히 가격이 저렴하다면 여행 기간이 마침 허리케인 시즌은 아닌지 등 지역별 특성도 고려할 것.



4. 크루즈선 및 선실 시설 확인하기


호텔처럼 크루즈선에도 등급이 있다. 크루즈선의 크기와 연식, 구비 시설, 식음료 퀄리티 및 직원 대 승객 비율 등에 따라 일반적으로 6등급까지 나뉜다. 탁 트인 실외 데크에서 암벽 타기, 크루즈선 내에서 스케이트 타기 등 꿈꿔왔던 크루즈 생활의 로망이 있다면 이런 시설을 갖춘 크루즈선인지 확인 후 예약하자. 또한, 냉장고가 구비된 선실의 경우 볶음 고추장이나 팩 김치 등 장기 투숙 시 쏠쏠한 고향의 맛을 쟁여둘 수 있어 유용하다. 경우에 따라 110V를 사용하는 크루즈선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필요시 멀티 어댑터를 준비해 가는 것도 잊지 말 것.


내가 탑승할 크루즈에는 어떤 시설이 갖춰져 있는지 미리 점검해보고 그에 맞춰 짐을 싸면 크루즈 살이가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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