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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루아의 고양이 Feb 11. 2019

크루즈 여행에는 뭘 가져가요?

[유목민의 여행법 #6] 크루즈 여행의 준비물




두근두근 첫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많은 이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건 바로 크루즈 여행용 짐 싸기!


여느 여행 준비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관광지만큼이나 크루즈선 내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높은 여행이기에 나름 특화된 준비물이 필요하다. 10년 넘게 다양한 선사의 크루즈선을 타고 유랑하며 체득한 소소하지만 쏠쏠한 준비물 목록 9선을 추려보았다.



1. 명함

크루즈 여행을 오래 하다 보면 아침 태극권 시간이나 오후 수건 접기 강좌 등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어느새 친해지게 된다. 이때 서로 휴대폰 메모장이나 냅킨 뒷면에 연락처를 주고받기도 하는데, 미리 간단한 연락처를 인쇄한 여행용 명함을 마련해가면 편리하다. 특히, 한국적인 모티브가 들어가거나 본인의 취미나 직업과 연관된 디자인이 깃든 명함이라면 대화를 한층 심도 있게 이어나갈 수 있어 추천!



2. 선상용 편한 신발

크루즈 생활은 걷기의 연속이다. 초대형 크루즈선이 아니더라도 매일 이용하는 레스토랑, 공연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대부분 방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기항지 관광용으로 운동화나 하이킹화를 별도로 준비해 가긴 하지만, 크루즈선 안을 걸어 다닐 때 신을 가벼운 단화를 따로 챙겨가는 것이 좋다. 관광지를 하루 종일 다니다 보면 하나뿐인 운동화가 땀에 푹 젖기 십상이고, 날씨에 따라 비를 흠뻑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사나 호텔에서 주는 일회용 슬리퍼도 잘 챙겨두었다가 선실용 슬리퍼로 재활용하면 유용하다.


3. 미니백 & 명찰 목걸이

크루즈 선상에서는 현금을 쓸 일이 없다. 식비, 공연비 등이 크루즈 비용에 이미 포함되어 있고 주류나 면세품 등을 구입할 경우에는 호텔 키 카드 같이 생긴 크루즈선 키 카드로 결제 후 최종 하선 전에 한꺼번에 정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안을 돌아다닐 때에는 큰 핸드백 대신 선실 키 카드나 휴대폰, 간단한 소지품 등을 넣고 다닐 미니백이나 크로스백을 준비하자. 다만, 키 카드와 휴대폰을 같이 넣으면 키 카드의 마그네틱이 손상되어 종종 열리지 않는 방문 앞에서 땀 흘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키 카드는 목걸이형 명찰에 따로 넣어 걸고 다니는 방법을 추천한다.



4. 세탁망 & 세탁소 옷걸이

대형 크루즈선에는 장기 여행객들을 위해 코인 빨래방을 마련해둔 곳이 많다. 하지만 대체로 드럼세탁기보다 옷감 손상이 많은 일반 세탁기여서 세탁망을 준비해 가면 옷들을 올 풀림이나 보풀 없이 깨끗하게 빨 수 있다. 대부분 자주 입는 운동복이나 수영복, 양말 등은 선실 내 세면대에서 간단히 빨기 때문에 세탁소 옷걸이를 한 두 개 준비해 가면 편리하게 건조할 수 있다. 선실에 따라 옷걸이가 옷장 랙에 고정된 형태로 달려있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5. 선글라스 줄 & 끈 달린 모자

크루즈선에서 승객들이 자주 잃어버리는 물품들로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손꼽는다. 크루즈선의 구조상 실내외를 자주 드나들며 돌아다니게 되는데, 바다 전망이 탁 트여있는 옥외 데크층으로 가면 바람이 갑자기 불어 모자가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도 안팎을 오가며 빈번하게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게 되어 테이블 위에 두고 오는 일이 허다하기에  선글라스 줄을 준비해서 목에 걸고 다니면 분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6. 카디건 & 스카프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면 계절 불문 잊지 말고 카디건이나 스카프 여유분을 꼭 챙겨가자. 크루즈선 내에는 냉방시설을 한여름 백화점만큼이나 빵빵하게 틀어놓기 때문에 의외로 여름휴가철의 크루즈 여행이라도 감기가 걸리기 쉽다. 선실 온도는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문제가 없지만, 공연장이나 레스토랑 같은 공공장소는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얇은 드레스 차림만으로는 장시간 공연 관람을 하거나 식사를 할 경우 내내 오들오들 떨게 된다.



7. 지퍼락 봉투

크루즈선에서는 룸서비스도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되고 늦게까지 열려있는 식당도 있지만 야식용 비상식량을 담아둘 지퍼락을 준비해 가면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늦은 시간대의 공연을 감상한 후나 크루즈선 내 파티를 신나게 즐기고 돌아와 출출할 때 바로 선실 내에서 잠옷 바람으로 편하게 야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 특히, 자정 전후에는 룸서비스 주문객이 많아 오래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에 급한 허기를 달랠 만능 지퍼락 간식백을 준비해두면 든든하다.



8. 멀미약 & 멀미용 비상식량

초대형 크루즈선에 탑승할 경우 거의 멀미를 하지 않지만, 뜻하지 않게 허리케인을 만나거나 소형 요트급 크루즈선으로 여행할 경우를 대비해 멀미약과 멀미용 비상식량을 반드시 챙겨가자. 멀미할 때는 무조건 굶으면 오히려 멀미 증세가 더 오래갈 수 있으니 적은 양이라도 내가 부담 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 비상용 먹거리를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풍랑으로 배가 요동칠 경우에는 따뜻한 물과 당분이 없는 건조한 크래커를 먹도록 권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컵누룽지나 컵떡국 등 자극적이지 않 국물이 있는 즉석식품을 준비해 가서 룸서비스로 뜨거운 물을 요청해 먹었더니 멀미 치유에 효과가 컸다.


핼러윈 파티 때면 종종 소름 돋을 정도로 정교하게 분장한 승객들 때문에 화들짝 놀라기 일수!


9. 파티용 의상

크루즈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평소에는 대담해서 꿈도 꾸지 못할 화려한 이브닝드레스와 파티 의상을 맘껏 입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업무상 정장 차림으로 갖춰 입어야 할 때가 아니면 가벼운 극세사 옷차림으로 동네를 활보하는 것이 일상인 나도 일 년에 한 번쯤은 작정한 듯 차려입는 때가 바로 이 크루즈 여행을 하는 순간이다. 특히,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축제 의상을 원 없이 챙겨 입을 수 있는 시기에 크루즈 여행을 한다면 작은 액세서리나 소품이라도 준비해서 신나게 즐겨보자! 짐칸에 여유가 있어 가벼운 생활 한복도 한 벌 준비해 간다면 크루즈의 화려한 저녁 모임에서 민간 문화외교사절로 거듭나는 뿌듯함도 누릴 수가 있다.



기내용 가방에 이틀치 여유분 짐 싸기


크루즈 여행의 불문율은 출발지에 최소한 이틀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다. 항공사 실수로 짐이 제 때 도착하지 않는 등 예상치 못한 불운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크루즈선이 일단 출항하면 다음 기항지까지는 항공사에서 뒤늦게 보낸 짐을 받을 수가 없고, 대서양 횡단 크루즈선의 경우에는 이 기간이 닷새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오래 꿈꿔왔던 크루즈 여행에서 기내용 트레이닝복 차림의 단벌숙녀 신세를 면하려면 기내용 가방에 여분의 옷과 세면도구, 상비약, 우산 등 몇일치 생존 필수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짐 분실과 같은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지 않더라도 이틀 치 여유분의 준비물을 기내용 가방에 별도로 마련해두면 크루즈 생활용 대형 캐리어를 번거롭게 여닫지 않고도 출항 전까지 호텔 생활을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팁 하나! 

일행이 있더라도 항공사 카운터에서 반드시 개별 명의로 짐을 부치자. 모 항공편으로 이집트 룩소르에 도착했을 때 짐이 엉뚱한 곳으로 보내진 낭패를 경험했다. 가족 대표로 한 사람 명의로 캐리어 일체를 수속을 하는 바람에 짐 분실 시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보상금과 치약, 양말 등이 포함된 투숙용 키트를 1인분 밖에 못 받은 억울한 경험이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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