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9 Parent-Teacher Conference
긴장도 되는데 비까지 내린 날이었어요. 오늘은 mini-day라서 아이들이 11시 45분에 끝났어요. 아이들을 픽업해서 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급하게 다시 학교에 왔는데 좀 일찍 도착했더라고요.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독립이의 수학선생님께서 부르시더라고요.
외국인 학생이 많아서 그런지 별 질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이의 학교생활 및 수학실력에 대해서 쭈~~욱 설명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퀴즈나 과제에서 영어때문에 해결하지 못한 것은 카운트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힘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요. 그러면서 본인이 만난 한국학생들은 대부분 스마트하고 학습태도도 바른데 문제는 너무 서두르는 것이 문제라서 그 부분만 고치면 좋겠다고요. 한국에서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도록 훈련받은 것이 여기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간혹 계산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고요.
다음은 독립이의 담임선생님을 만났는데 종교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시작 전 기도를 하셨어요. 어떻게 기도를 하는지 몰라 선생님을 따라했더니 끝나고 아이들이 기도할 때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그런가 싶어요. 선생님 정말 너무 좋으셨고 독립이가 학교에 온 지 2달도 안되었는데 모르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로 정말 유명하다고 여기 학교에서는 K-pop 스타 못지않다고 하더라고요.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좀 수다쟁이냐고 물어봤더니 갑자기 아기상어 노래를 부르면서 정말 많은 아이들과 쉬지 않고 이야기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 낯선 환경에서도 기죽지 않고 떠들고 다닌다고 하니 좋아라 해야 할지 좀 떠들지 말라고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요. 담임선생님과는 정말 유쾌한 상담시간이었어요. 끝나고 나오는데도 웃음이 계속 나더라고요.
걱정도 많고 준비도 많이 했지만 선생님들과의 상담은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독립이와 배려왕 모두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을 확인한 날이었어요. 또한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학업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물어보지 않아도 학원이나 과외를 추천해 주곤 했는데 세 선생님 모두에게 집에서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어떤 것을 도와주면 좋겠냐고 했더니 그럴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잘 하고 있고 잘 할 수 있게 격려해 주면 된다고요. 여기 와서 배우고 있는 것은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연습을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