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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Mar 03. 2023

친구 집에 초대하기

D+72

아무리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했어도 오자마자 다 알아듣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요. 독립이는 첫날부터 70% 알아들었다고 했으나 배려왕은 첫날 1% 정도 알아들었다고 해서 정말 걱정 많았어요. 그런데 일주일 지나니 이제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달 지났을 때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알아듣겠는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 중 일부는 아직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했어요. 독립이와 배려왕 모두 영어과제로 소설책 1권을 읽고 부분별로 요약하고, 다 읽고 난 후 독후감을 쓰고 관련 퀴즈를 보더라고요. 배려왕은 책도 재미있게 읽고 스스로 잘했는데 독립이는 7학년이라 책이 어려워서 그런지 읽는데 많이 어려워하고 인터넷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그다음으로 종교과목을 어려워하고 배려왕의 경우 미국역사를 배우는 사회교과목이 어렵다고 하는데 상담할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로는 미국애들도 어려워한다고 하네요. 학교 생활 적응은 그럭저럭 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하여 두 아이 모두 친한 친구 한 명씩 집에 초대하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처음 학교에 갔을 때는 같은 반 한국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러나 일주일 지난 후 가장 친한 친구들이 한국학생이 아니라 두 명 모두 현지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내서 초대하는데 정말 애를 먹었어요. 큰 애는 7학년이라 직접 친구를 초대하고 친구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후 아이들 하원할 때 그 부모님을 직접 만나 초대에 응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처음으로 외국인 학생을 초대하니 저녁은 무엇을 준비하고 간식은 무엇을 줄지 고민이 많았는데 무엇을 하고 놀지는 자기들이 정하더라고요. 2시 45분에 하원을 해서 집에 온 뒤 8시까지 놀고 집에 데려다줬어요. 집에 와서 과일을 먹은 뒤 마당에서 축구를 했어요.


물에 빠진 공도 줍고 윗집 강아지 Duke랑 놀기도 했어요

이후, 저녁밥으로 유부초밥과 라면을 준비했어요. 불고기, 비빔밥 등의 메뉴 중 독립이가 결정한 것으로 해 줬어요. 라면이 매우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500ml 물을 2통이나 먹으면서 결국 라면을 다 먹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몇 번이라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다 먹으라고 교육을 받았는지 먹더라고요. 독립이가 나중에 학교에서 친구에게 다시 물어봤더니 정말 먹고 싶어서 다 먹은 것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저녁을 먹은 다음에는 당연히 게임을 신나게 했지요. 동네에 같이 사는 한국인 친구들도 불러서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하더라고요. 


배려왕은 항상 모범생들만 좋아하더라고요. 자기 반에서 공부 제일 잘하고 착실하고 배려왕처럼 소심한 아이와 친해졌더라고요. 배려왕 친구도 독립이와 마찬가지로 친구를 직접 초대하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후 제가 문자로 친구 어머님과 인사를 주고받았어요. 주말에 초대했는데 아버지가 직접 오셔서 인사도 나눴지요. 조용한 두 아이는 배려왕의 방에서 카드놀이를 한 시간정도하고 멜론을 포함하여 간식을 먹은 뒤 30분 정도 닌텐도로 놀다가 잔디에 나가 오빠랑 신나게 놀았어요. 친구 아버지가 약속한 시간에 오셔서 데리고 가셨는데 알고 보니 두 분 모두 하와이 대학 의대 교수님이시더라고요. 다음에 가족이 모두 식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럴 기회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브런치를 보고 어떤 분이 하와이 1년 살기 준비를 위해 몇 가지 질문하는 메일을 보냈더라고요. 하와이 렌트비가 너무 비싸서 가족수가 적으면 원룸도 고려해 보실텐데 그러면 아이들 친구를 집에 초대하기 어려워요.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초대만 받을 수 없고 여기는 한국처럼 파티룸을 빌려 놀거나, 퀴즈카페 같은 곳에 만나 놀기 어려워요. 집을 구할 때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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