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지 않은 마음과 사람
기분이 안 좋은 나를 위해 빵집에 데려가 원하는 빵을 몽땅 사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직접 입에 넣어주고,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으면 바로 닦아주고,
분에 겨워하며 쏟아내는 이야기들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모두 받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아빠가 내 세상에 전부인 어린아이가 되어보니 좋았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남자친구는 말수가 많지 않고, 위로 누나가 두 명쯤은 있는 남자처럼 센스가 넘치지도 않지만 ‘진정성‘ 하나로 그런 모든 장점들을 압도하는 사람이다.
슬퍼하는 나를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그 사람은 막연한 결혼 생활을 현실로 끌어오고 싶게 만든다.
이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 기록을 남긴다.
만에 하나 잊어버리더라도 금세 다시 되돌릴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