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기분
마치 일요일 같은 토요일이다.
눈이 떠진 순간부터 내일 일을 가야 할 것 같은 불안함이 피어오르던 아침이었다.
나는 심리상태가 불안정할 때는 좁은 감옥에 갇힌 것 같이 답답함을 느낀다.
그럴 때는 최대한 빨리 혼자가 되어야 한다.
가족들이 있다면 집도 안전한 장소에서 탈락된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눈여겨봐뒀던 카페로 도망쳤다.
사실 며칠 전에 왔다가 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발길을 돌렸던 경험이 있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곳은 빨간 벽돌의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고 푸릇푸릇한 식물 그리고 어여쁜 색깔의 꽃들이 가득한 곳이다.
긴 직사각형의 원목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너무 안타깝게도 지금 내 뾰족한 마음을 달래줄 만큼 맛있는 커피가 아니었다.
우유가 고소하지도, 커피맛이 진하게 나지도 않는 맹숭맹숭함에 더 속이 상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자꾸만 울퉁불퉁해지는 기분은 화풀이 대상을 찾는 것 같았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이 상태를 계속 유지했다가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었다.
결국, 오랜만에 달콤한 디저트에 기대 보기로 했다.
밀크롤을 주문하니 냉동상태의 롤케이크 한 조각이 그럴싸한 그릇과 포크에 둘러싸여 등장했다.
크림은 미끌미끌하면서도 서걱서걱하고, 빵은 대기업 제품 특유의 향이 난다.
유일한 희망에게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그 형편없는 빵을 손에 힘을 주어 계속 퍼먹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결국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달래주는 디저트는 얘잖아”
그런 장난스러운 생각은 촛불이 되어 주변을 밝히기 시작했다.
사방이 막힌 벽에 아주 작은 구멍이 생겨 그 틈으로 햇빛이 살짝 비추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역시 기약은 없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