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돈가스

이제는 자주 못 먹는 엄마의 소울푸드

by 시루

재작년 여름, 엄마가 유방암 수술을 하셨다.


그리고 그 뒤로 엄마는 철저한 식단관리를 하고 계신다.


너무 좋아한 탓에 일주일에 한 번씩 먹던 돈가스도 일 년에 한두 번만 먹겠다는 다짐을 하고 지금까지 독하게 지켜내고 있다.


오늘은 엄마의 정기점진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나와 엄마는 잔뜩 긴장한 채 병원에 도착했고, 결과가 모두 괜찮다는 교수님의 말을 듣고 나서야 딱딱하게 굳었던 표정이 풀리며 얼굴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우리는 병원을 나와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사실 원래는 냉면을 먹기로 했었는데 엄마가 갑자기 돈가스가 먹고 싶다는 말을 슬쩍 흘린다.


멋쩍고 어색한 웃음 뒤에 그동안 참아왔던 고통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결국 우린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명분을 내세워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하지만 엄마는 불안함 때문인지 혹은 습관 때문인지 돈가스집에서 돈가스보다 양배추를 더 많이 드시며 그토록 원했던 음식을 맘껏 집어 먹지는 못했다.


그런 엄마를 보니 그동안 엄마 때문에 외식 메뉴에 제한이 많다고 투덜거렸던 게 미안해진다.


늘 혼자 외롭게 참아냈을 엄마를 위해 앞으로는 좀 더 배려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