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 전 시간이 남아 동네 카페에 들렀다.
목적은 남은 시간 동안 필기시험 준비하기! 하지만 처음 간 카페의 아늑함과 책장을 보게 되며 한 구절 읽으니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순간중독에 빠졌다.
(제발 나에게도 도파민 중독이 아닌 책중독으로 스위치 되길 희망하며!)
“살기가 싫고 힘들어서 목숨을 끊으려다가
이제는 마지막이라 생각되어
스승인 나를 찾아왔다고…“
(by 밀라논나 장명숙 -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일 년 전, 나는 공황장애를 크게 겪었고 작년 이맘때쯤부터 지금까지 꽤나 긴 우울증을 앓은 것 같다.
무직의 장기화, 무자본, 무수입, 파혼, 퇴직금까지 몰아넣은 투자의 실패 등
나의 모든 조건들이 우울증이 안 걸리면 이상할 것 같은 최악의 상태였다.
내 인생 바닥 아니 저 밑 지하까지 파고든 최악의 상태.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나 모르겠다.
어느 맑은 날, 오늘 같이 가을이 찾아와 기쁘고 들뜬 마음으로 밖을 나갔지만,,, 갑자기 길거리에서 하염없이 운 기억이 생생하다.
무정할 정도로 눈물이 마르다 못해 쩍쩍 갈라진 나의 눈물샘이 어쩔 수 없는 환경과 나의 상태로 인해 수 없이 바뀌었다.
신세 한탄하기에 바빠 매일 밤 침대에 누우면 눈물부터 났다.
나의 비참함, 애처로움, 보잘것없다는 생각과 잘난 이들과의 끊임없는 비교까지.
정말 매일 운 듯하다. 매일…
죽으면 어떨까?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이런 생각을 운 다음에 연속적인 알고리즘처럼 뇌리에 자리 잡았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가끔 부모님과 통화하면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여전히 놀고 있는 척했다.
목소리는 태연하나 가뭄이 든 것 같은 나의 마음과 달리 두 눈은 눈물로 적시고 있었다.
이때 다짐한 것이 있다.
만약 세상을 떠난다 해도 반드시 우리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까지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우리 부모님에게는 나 때문에 더 이상 피눈물 흘리지 않게 하겠다고!
이렇게 우울에 허우적거릴 때 중간에 취직한 곳에서 잠깐의 활기를 얻었다.
생동감 있고 밝은 분위기, 그리고 새로 배우는 일들과 사람들 그리고 오랜만에 경험하는 친목다지기까지.
하지만 이것도 한 달 밖에 가지 않았고 결국 나는 사표를 던졌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그렇게 지금까지 공부하며 더 나은 기업? 직장?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원하는 곳은 아니지만 다행히 취직도 했고.. 경제적인 안정, 심적인 안정은 취할 수 있으리라.
책 앞부분만 눈으로 흘겨 읽었음에도 나의 일 년 동안의 과거가 전체적으로 생각났다.
눈물이 고였다.
일 년 만에 만난 친구는 미소를 띠며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많이 밝아졌네. 좋아 보여. “
나는 타인에게 우울의 기운이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연휴보다 일찍 내려와 부모님 댁에서 지내며 우울증 약을 일주일 넘게 중단한 상태다.
가족의 사랑으로 우울의 기운도 찾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이 책 한 구절이 나를 흔들어 놓았고
공부도 잠시 내려놓은 채 책을 쭉 읽어나갔다.
살기가 싫고 목숨을 끊으려다가…..
아무리 바닥을 치고 말 못 하게 힘들었어도 잘 버텼고 지금도 잘 버티고 있다고 나 자신을 크게 위로하고 칭찬하며 다독여준다.
오늘은 그것이 필요했다.
마침표를 찍고 다시 일어선다는 다짐, 시작하는 날, 개회식, 개학식 같은 첫 출발일 지정.
“10월 8일. “
참으로 고생 많았다.
앞으로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라 다짐하며! 웃자!
비교는 기쁨을 훔치는 도둑이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