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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Jun 26. 2024

넌 좋겠다 나를 만나서!

4월 중순경, 나 자신에게 썼던 글이다. 

2개월 전의 나를 마주한다. 마음이 먹먹하다. 

몇 개월 전의 나. 참 어렸다. 뭐랄까. 내 안에 여러 가지의 자아들이 섞여 있고 어떠한 나를 마주 하냐에 따라 달리는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아기 같다. 뭐 지금도 그럴 수도 있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멍하다.


제주 바다의 풍경들을 뒤로하고 가기엔 바다가 너무 이쁘고 좋다. 

잔잔한 지금의 바다. 구름 잔뜩 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다는 잔잔하고 고요하다.

햇살에 눈부쳐 아름답진 않지만 흐려도 잔잔한 파도에 평온을 안겨다 주는 상태. 마치 주변환경이 내 눈치를 보듯 나 마음과 참 닮았구나.


 아침 6시. 안개비가 왔다. 조깅 복장으로 나왔으나 젖음으로 인한 추위만은 피하고 싶었다. 조깅 복장이니 당연히 추웠고... 차 안으로 피신하고 대신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마음이 정리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까지. 


약 2달 반의 제주살이 대장정을 정리한다. 

아쉬운 점들, 좋았던 점들, 잘한 것들을 말로 정리하고 칭찬으로 마무리했다.


우선, 건강하신 부모님, 화목한 우리 가족에 감사했다. 

여유치 않은 재정에도 불구하고 나를 거둬주셔서 재우 주시고 밥까지 차려주신다. 나는 그 온기에 몸이 사르륵 녹는다. 제주 한 바퀴 여정도 좋았다. 엄마와 좋은 시간 보낸 것들도 기억에 남는다. 건강을 위해 짐에서 근력운동하고 해변을 따라 조깅한 것도 크게 칭찬한다.


아쉬운 점은 사람만남을 최소화했던 점.

무직이고 무자본이니 의기소침하였다. 부정의 기운이 돌았다고 판단하였기에 친구들 만나는 것도 최소화하였다. 이제는 그게 아쉽다. 카페 사장과 더 친했을 수도 있고 점장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도 있었다. 내가 몰랐던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시야를 넓히거나 또는 대화 자체만으로도 기뻤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정했다. 사람으로 연대로 인간으로 소통하자고. 면접 또한 그러할 것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한다고 생각하자. 가슴으로 우러나오는 대화로 내 영혼과 분위기를 좋게 하자. 그거면 충분하다.


좋았던 점들은 부정의 기운을 과감히 버리려고 노력했던 점. 나만의 시간으로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것. 우울, 실패, 바닥을 온전히 경험하고 느낀 것. 바꿔야 할 것들을 알고 실천할 목록들을 만든 것. 내가 좋아하고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대로 행동한 것!


이 모든 것이 좋고 행복하다. 감사하다. 나 자신에게. 고맙다. 내 사랑에게. 다시금 좋다고 말한다. 지금의 감정과 나의 현재에.


살아보니 '현재'밖에 없더라.

인생 선배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리라.


현재에 내 가슴이 하는 말로 내 삶을 이끌어보자. 난 존재만으로 빛나는 사람이기에.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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