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에게는 어색한 평화라는 시간이 찾아온 것 같다.
언제나 불안하고 긴장해 있던 상태에서 따스한 봄이 찾아온냥 온몸이 이완되고 심호흡에 나의 심박스를 맞춰가는 초입길.
눈보라 치고 태풍이 부는 듯 하염없이 뒤척이며 버티라고 안간힘을 썼던 내가 이제 바람이 잦아들고 맑은 햇살이 느지막하게 비추는 온화함과 청명함.
취직이라는 작은 입문에서 나의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9-6라는 규칙적인 행동과 더불어 꾸준한 운동과 자기 관리까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니 이 정도면 됐다 생각하게끔 마음이 편안한다.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한 조건이더라도 그래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다행이다라고 안도할 수 있는 마음가짐.
바로 지금인가 보다. 바로 지금이면 됐다고 생각하나 보다.
웃었다. 편안하게 웃었다.
웃음이 나온다. 쓰디쓴 바람과 차디찬 빗방울에 쓰라림을 이겨내고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뛰는 심장이 말해주고 있다.
그래.
이 정도면 됐다.
아무것도 아닌 삶에서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에 기뻐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얕은 웃음이나마 띄울 줄 아는 흐름. 마음가짐.
그래서 만족하려고 한다. 그래. 이 정도면 됐다. 그래서 이 정도로 살련다. 이 정도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