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삶을 부여잡기 위해서라도 나를 돌보자.

by 취한바다

눈 떠 보니 2026년의 1분기가 지나 있었다.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위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산 3개월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정전으로 난방도 안 되는 집에서 하룻밤 잔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전기장판과 히터를 작동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왔다.

정말 엊그제 같다. 신기하다. 세월의 흐름이란.


죽도록 힘들었던 것도 엊그제 같고, 매일 아침 6-7시, 눈 뜨자마자 스터디카페로 향해 밤 10-11시까지 공부했던 나날도 엊그제만 같다.

값 비싼 거위, 오리털 재킷을 뒤로한 채, 쿠팡에서 저렴하게 한 계절 보낼 수 있는 패딩으로 버티었다.


참 그래도 행복하려고 발버둥 쳤고 그나마 조금 행복해지려나 싶다.


야근 후 밝게 떠있는 보름달을 보며 오늘도 살았구나, 오늘도 버텼구나, 오늘도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우연히 서인국이 주연인 드라마를 짧은 영상으로 봤다.

면접 가는 길에 하늘에서 떨어진 이의 시체를 눈앞에서 목격한 후 모든 면접을 망치고 몇 년 동안 모진 일들을 견디며 지내고 결국 그도 자살로 삶을 마감하며 저주가 시작되는.

삶을 끝내는 것도 죄가 되는 세상. 그럼 행복하게라도 해주지.


드라마를 정주한 것도 심지어 짤막하게 요약한 유튜브마저 반의 반도 보지 않았음에도 눈물이 쏟아졌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리 지하에서 생쑈를 해도 벗어날 수 없는 밑바닥 인생. 정확히 나였고 지금의 나일수도 있다.


그래서 도박과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그들은 고통을 벗어나 아주 조금의 행복을 맛보았으리라 생각하니까.(마약의 범주는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해야 하나.. 마리와나는 담배로 쳐줘야 한다… 카지노도 일정 금액 이내는 도박이라 일컫어서는 안 된다… 진심)


나는 고통에서 벗어나려 무엇을 했나 생각이 든다.

조깅, 매일 하는 운동, 지금의 글쓰기, 아주 조금의 독서와 낮잠, 음악감상, 밤하늘 보며 리프레쉬하기, 산책, 상담, 술까지.

나를 위한 삶이 맞았다. 그래서 지금 갑자기 고맙네. 나 자신에게. 좀 더 이기적으로 살자. 나를 위해 나를 위한 그리고 나를 위해서.


결론

- 흘러가는 삶을 부여잡기 위해서라도 나를 돌보자. 나를 위해 나를 위한 나를 위해서! -

작가의 이전글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