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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Jun 28. 2024

여행은 언제나 옳다

in Bangkok

한국에서 마지막 이삼일간 멘탈이 심각하게 붕괴됐다.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 + 무자본 +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이 삼대요소들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한국에 가니 예전 습관, 관습들이 나에게 돌아왔다. 습관의 반복성. 참 무섭다.

우선, 비교의 뉴런이 생겼다. 예전에도 있었으나 유달리 한국만 가면 나오는 남들과의 비교.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단걸 알면서도 더 나은 사람들과 비교하고 나 자신을 깍아내리고, 주변사람들과 비교하고. 심지어 평소에 만나지도 않고 안부 연락도 거의 없는 사람들과의 비교는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할 때. 글을 쓰며 깨닫는다. 참 어리석었다고.


글을 통해 치유하고 내가 모르던 나를 알아가며 나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또는 잘한 것은 칭찬하며 성장한다. 그렇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족을 포함한 타인에게 불편함을 선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여행은 언제나 옳다.


어젯밤 늦게 방콕에 도착했다. 여전히 북적거리는 공항과 화려한 조명과 거리 그리고 사람들까지. 방콕은 언제나 매력이 넘치는 도시다. 더군다나 잡은 숙소도 깔끔하고 위치도 좋아 무엇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국에서 가족들 눈치 보며 집에서 지내느니 여기서 편하게 책 읽고 글 쓰며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언제나 바쁘고 치열하며 나 같은 잉여인들 아니 가난한 이들에게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도시인 것 같다. 아니 나만의 숙소, 나의 집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여기오니 마음이 편하다. 군중 속의 고독에 익숙해서일까. 많은 인파 안에 파묻혀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것. 이 생활을 20살 때부터 하지 않았나 싶다. 친한 친구도 손에 뽑고 인맥은 아예 없는 나의 현재. 사람 참 좋아하는데 인간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은 듯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지금 있는 친구들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 하지만 좀 더 정신이 건강해졌을 때 만나고 싶다..

- 저녁을 굶고 먹은 야식(숙소 앞 스트릿 푸드). 먹는 것에 참 위로가 된다 -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 웃으며 하루를 시작해 본다. 오늘은 어떤 설레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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