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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이디 Apr 07. 2020

죽어라 뛰어도 절대 죽지 않아

달리기를 대하는 겸허한 자세

어제는 갑자기 눈물이 똑 하고 떨어졌다.

다리가 아픈데 계속해서 달리기를 하자는 남자친구가 미워서.


저녁을 먹고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 빈둥대는 나를 보며

이래서 마라톤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다리가 너무 아파- 죽을 거 같단 말이야. 오늘은 안 할래"

"아니야 해야 돼"

"오빠 혼자 뛰고 와"


요가매트 위에서 폼롤러로 마사지를 하는데

종아리도 허벅지도 깨질 듯이 아팠다.


급기야 내 다리를 자기 발꿈치로 밟아가며 마사지를 해줬는데

평소에는 시원하다고 말할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던지

게다가 나는 엄살왕이다.


"죽을 거 같아!!!!!!!!!!!!!!!!!!!!!!!!!!!!! 그만!!!!!!!!!!!!!!!!"


심호흡을 하고 앉았다.

그래. 뛰러 가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가자"라고 말하는데 왜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는지.


내 눈물을 본 남자친구는

더 이상 달리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눈물이 최고의 무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제 나는 그 무기를 사용했다.



사실은 그가 미웠던 게 아니라

마음은 뛰고는 싶은데 몸은 말을 듣지 않는

아프다고 힘들다고 징징대는 나 자신이 미웠던 거야


-


오늘 처음 보기 시작한

긴장감 치솟는 흥미진진한 웹툰 <1초>에서

아주 적절한 명언을 발견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죽어라 뛰어도

절대 죽지 않아"



.

.


내가 느낀 고통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어제 부린 엄살을 반성하며

오늘 밤엔 꼭 열심히 달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강인함'


강인하다(強忍)

억지로 참다.

마지못하여 이끌려 그대로 하다.


억지로 하는 것도, 마지못해 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부족함은 채우고 싶다




힘들어도 난 죽지 않아

죽어라 뛰어도 죽지 않으니

있는 힘껏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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