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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이 May 04. 2023

사람들이 마음 편했으면 좋겠어요

그 시작.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2022년, 28살을 나는 내내 헤맸다. 


2022년 초입, 대학병원 인턴을 마쳤을 때 레지던트 과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인턴을 마치면 대개는 원하는 전공 과를 골라서 3~4년 간의 레지던트 생활을 하게 된다. 

4년짜리, 아니 어쩌면 평생을 좌우하는 결정을 하기에는 나는 나를 너무 몰랐다. 

"레지던트는 해야 하는데, 무슨 과 의사를 하지?" 라는 생각으로 레지던트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레지던트를 해야 해서가 아니고, 정말로 배우고 싶은 과가 생기면 그 때 다시 돌아오자. 


마음이 급했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짧게나마 모두 경험했다. 

의과대학 재학 시절 머릿속에 지식을 있는 데로 욱여넣던 속도로 경험을 욱여넣었다. 

프로그래밍을 배워 프로덕트를 기획, 개발했고 이 경험을 발판으로 일반 회사에 개발자로 취직해 IT 업계에 대한 감을 잡았다. 

에미넴의 "Love the way you lie"가 어울리는 미친 연애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다 호주로 워홀을 떠났다. 

(이 미친 연애조차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다"고 경솔하게 말하곤 했던 경험이었다. 말이 씨가 되었다.)

호주에서 바텐더로 일하며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삶을 보는 관점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국제보건을 경험해 보겠다고 교수님께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고 감사하게도 기회가 닿아 캄보디아로 향했다. 

KOFIH가 보건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재밌겠다'였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가 11월. 

일반의로 취직을 해서 자리를 잡으니 2022년이 끝나가고 있었다. 


2022년은 지독하게 '나'를 탐색하며 보냈다. 

그러면서 찾아낸 행복의 대원칙은 <항상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열심히 탐색하면 무언가 특별한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행복의 비밀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 그 자체에 있었다. 


삶에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도 명확해졌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음 편헀으면 좋겠다." 

다만 이것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었는데,

또 고마운 인연이 나타나 글로 이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소통해 보면 어떻겠냐 제안해 줬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모난 스스로의 모습에 유년 시절을 탓하던 자존감 낮던 내가 어떻게 단단해졌는지,

마음 편한 내가 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장착하게 되었는지, 

그간의 연애들은 나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왜 의사로서의 편한 길에서 뛰쳐나와 불안정한 반백수 삶을 살고 있는지. 

썰도 풀어가며, 좋은 책들이 있으면 리뷰도 해가며, 

어렵거나 두렵거나 현생이 바쁘더라도, 함께 조금씩 '나 들여다보기'를 연습하면서 

다들 마음 편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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