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은 운명? 아니, 입양은 타이밍!

스트릿 출신 보더콜리, 그 험난한 동거생활 - 01

by 하진

내 강아지의 이름은 하쿠


하쿠나 마타타의 하쿠인가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그 하쿠인가요? 어떤 질문에도 맞다고 대답하는 편이지만, 사실 하쿠의 이름에는 아무런 뜻이 없다. 그렇다고 대충 지은 것은 아니고, 동거인과 거짓말 않고 100개 이상의 이름 후보를 뽑아 둘 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더니 단 하나 선택된 이름이 하쿠였다.


하쿠의 이름이 처음부터 하쿠였던 건 아니다. 사연 없는 강아지가 없지만 하쿠의 짧은 생에도 짧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하쿠의 두 번째(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름은 브로콜리. 이 촌스러운 이름은 유기된 하쿠를 보호하고 있던 수원시 동물보호센터에서 지어준 것이다.


공고번호 181번, 하쿠를 발견하다


당시 백수였던 동거인에게는 보더콜리를 기르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고, 나는 개를 기른다면 유기견이어야만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개를 입양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기에 임시보호가 가능한 아이가 있는지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졌다.


유기동물 보호소의 대부분은 임시보호를 입양 전제로 한정한다. 그러던 중 경기도의 몇몇 센터에서 최대 2개월의 임보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정말 마침, 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게 수원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더콜리가 있었다.


크지 않은 철창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녀석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통 가만히 있지를 않았는지 사진이 잔뜩 흔들린 채였다. 강아지의 눈에서 (어쩌면 자신과 같은) 광기가 엿보인다며, 동거인은 더이상 다른 강아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쿠의 포인핸드 공고 사진


하쿠야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까다로우면서도 충동적인 동거인의 성격을 감안해 일주일 정도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점이 많은 우리가 강아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그러던 중 센터 인스타그램 계정에 하쿠의 입양 홍보사진이 업로드됐다. 쫄래쫄래 움직이는 하쿠의 모습은 내가 봐도 귀여웠다. 좋아요도 여럿 찍혔다. 이런 강아지가 우리를 오래 기다려줄 것 같지 않았다. 하쿠를 데리고 올 것이냐 말 것이냐,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하쿠의 사진을 외울 정도로 뜯어본 우리는 입양을 가서 다시는 볼 수 없어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후다닥 방문 일정을 잡았다. 브로콜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임보 중에는 '뽀리'로 줄여서 부르자고 행복회로를 돌리며 수원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한 센터에는 브로콜리를 입양하고 싶다며 먼저 찾아온 아빠와 딸이 있었다. 우리는 상담실 밖으로 밀려나 하쿠의 뒷모습만 시무룩하게 지켜보았다. 속상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쿠는 부녀의 허스키와 신나게 센터 밖으로 달려 나갔다.


하쿠야, 우리는 함께할 수 없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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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제를 운영하는 경기도 내 시·도립 유기동물 보호센터

수원시 동물보호센터, 반려마루(여주·화성) 등
※ 온라인 교육 수료 등 소정의 절차가 있으며, 매년 상이하므로 기관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 수원시 동물보호센터 임시보호제 운영 공지 : https://www.suwon.go.kr/web/board/BD_board.view.do?bbsCd=1423&seq=20260223134813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