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이는 국민취업지원금
다음 달, 다다음달까지는 그럭저럭 괜찮다
수입이 적지만 그래도 버틸만한 돈은 조금 있고 어머니 병환이 있어서 취업유형 1 유형에 해당돼서 6개월간 50만 원씩 지원받아 국비지원으로 학원등록해 자격증 준비하고 50만 원 현금으로 식비를 충당하고 통신비, 공과금을 내고 있다.
50만 원은 큰돈이라 좀 더 심적인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돈은 살아가면서 필수재라 돈에 너무 집착하면 피폐해지지만, 그럼에도 돈이 너무 없으면 또 피폐해진다. 뭐든 적당한 게 좋은 것 같다.
며칠 전 아버지에 대한 원망글을 적었으나 진심이 아니다. 이미 마음으로 용서하고 보내드린 지 오래다.
아버지도 얼마나 괴롭고 본인이 미우셨으면 그랬을까, 하는 연민과 안타까움,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다이다. 그냥, 그냥 그런 본인을 망치는 선택을 하지 말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건 아버지가 천하의 악인이라는 게 아니다. 다만, 아버지는 잘못된 선택으로 본인을 망치시고 가정을 피폐하게 하셨으니 나는 그 대물림을 하고 싶지 않다. 아버지 역시 가정환경이 나빠서 대물림돼서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으나 나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만 갇혀있었지만 나보다 더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나는 단지 치매노인이 주는 이미지와 내 불행서사, 자기 연민을 곱씹었을 뿐 사회는 많이 발전했고 지금처럼 국민취업지원금, 내일 배움 카드, 공공근로 등 사회에 좌절한 사람들이 재도약할 기회를 위한 디딤돌장치를 많이 마련해주고 있었다.
그래, 괜찮다.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처음의 빠른 성공은 오히려 독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만 유별난 것도 아니고, 나만 특별한 것도 아니고, 나만 특이한 것도 아니다. 내가 신경정신과를 다니는 것도 요즘 2030들은 감기치료하듯 다니고 정신과에 대한 인식도 몇 십 년 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좋아졌고 그래도,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자.
자기 분석이 과도하니 의미부여가 심해져 사람이 좀 이상해졌는데 신경통이 히스테릭을 만들어내고 히스테릭이 기분을 나쁘게 만들고 그 이유를 찾느라 의미 부여하다가 과거일을 전부 회상하는 나쁜 습관이었다.
나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할 것이다. 아버지 부고날이 돼서 펑펑 눈물을 흘렸다. 실감이 안 났던걸 마음으로 보내드렸다. 진정한 이별이다. 부모님 사이를 비로소 이해하고 경기침체가 가정에 주는 아픔도 비로소 철들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엄마를 책임져야 하니 좀 더 단단히 마음먹고 앞으로 나아가자.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