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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니 Nov 16. 2023

그럼에도, 감사함을 쓴다

현타는 오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소확행 다이소쇼핑

요양보호사학원수업 8시간을 듣고 집 오면 집이 엉망이다. 엄마는 옷장의 옷을 다 꺼내서 방안에 다 펼쳐 놓고 이번엔 세탁기가 아닌 건조기를 계속 돌리고 있다.


답답한 마음을 해결하려 최소한의 타협점이 다이소쇼핑이었다. 근데 그것도 가랑비에 옷 젖는 소비라고 천 원 이천 원이 이만 원 몇만 원이 되었다.


쇼핑으로 스트레스 푸는 게 안 좋은 습관이라는 건 알지만 현실상황이 달라지는 게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질러서라도 변화를 원했던 걸까? 최근엔 토스 고양이 키우기에 빠져서 토스공구랑 토스페이 결제에 빠졌다. 배보다 배꼽이 큰 앱테크.


걸을 수 있는 상황이면 걷겠으나 기상상황이나 밖에 너무 늦은 시각이라 걷기 힘들다던지, 여러 이유로 속에 화가 쌓이고 응어리가 지는 느낌이 들었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어머니 속을 많이 썩였다.


자세한 가정사는 다 풀지는 못 하지만, 나도 엄마도 술담배를 즐겨하시는 아버지로 고충이 많았다. 아버지도 본인의 괴로움을 본인의 건강을 망치는 술담배로 푸셨고 결국 일찍 돌아가셨다.


어제 기어코 학원 끝나고 엉망이 된 집을 치우면서 현타가 왔다. 열심히 치우다가 허탈해진 것이다. 이런 고민 걱정 없이 사는 남이 너무 부럽고 내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


어쩔 땐 무난하게 흘러가는 하루가 있고 어쩔 땐 힘들고 무너지는 하루가 있다.


조금은 힘 빼고 유연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하루의 감사함을 잃지 않도록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잔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오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몸 아픈 데가 없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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